[B기자가만난문화의뜰]뮤지컬‘색즉시공’주인공최정원

입력 2008-12-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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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끼발랄色다른정원에놀러오세요
뮤지컬에 대해 수다를 떨다가 ‘최정원’이라는 이름이 나오면, 대개 베테랑 여자 배우 최정원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제 동명이인이 뮤지컬 무대에 새내기로 첫 발을 내딛고 있다. 바로 그룹 UN 출신 남자가수 최정원(28)이다. 최정원은 23일 첫 공연을 앞둔 뮤지컬 ‘색즉시공’에서 주인공 ‘달수’역을 연기한다. 임창정, 하지원 주연의 영화 ‘색즉시공’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색즉시공은 2002년 개봉 당시 ‘지저분하게 야한데 또 한편으로 슬픈 영화’라며 입소문을 탔고 흥행에 성공했다. 뮤지컬에서 ‘달수’는 대체 어떻게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제 역할이 바로 ‘재시도’를 하는 거예요. 관객이 볼 때 달수의 모습이 영화랑 똑같으면 오히려 재미없을 거 같아요. 그렇게 연기를 하는 걸 원하지도 않고요.” 최정원은 기본적으로 영화가 기반이지만, 또 다른 달수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달수의 ‘순수하고 순애보적인 성격’이 달갑지 않아, 인물에 대해 계속 다른 시선으로 연구 중이다. “영화 ‘색즉시공’이 케이블 TV에서 보기 싫어도 또 보게 되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보고 또 본 영화라는 생각 때문에 틀에 박힌 이미지는 버릴 생각이죠.” 최정원은 색즉시공 뮤지컬 외에도 꾸준히 시트콤, 드라마 등 연기에 도전한 적이 있다. 배우에 대한 로망이 있을까? “UN이 끝날 때까지 겁이 많았어요. 집을 나가면 엄마를 잃어버릴까봐 문 밖을 못 나가는 아이처럼 제 자신이 겁쟁이였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 겁이 사라졌어요. 지금은 로망이 없어요. 꿈도 없고… 어릴 때도 연예인이 꿈이 아니었어요. 희망도 없을 거 같은데…저는 그래서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내가 정말 찾아야 되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꿈이 없다고 하면 창피할까봐 머리에 개념이 없어 보일까봐 안 그런 척 하죠. 전 거짓 꿈을 외치지는 않아요.” 최정원은 지금 시기가 나이와 상관없이 좋아하는 것을 찾으려 스스로 ‘자신을 건드리고 괴롭히는’ 단계라고 했다. 100m를 달리다가 결승점에 다 와도, 20m가 남았다는 심정으로 달리고 있다. 그래도 본업은 가수인지라 음악적 고민이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도 가장 컸다. “사람들은 제 개인적인 모습을 ‘뮤지컬 배우라서 이럴 거다’ 상상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제가 내린 결론은, 가수 최정원으로서의 모습이 있으니까… 뮤지컬 색즉시공을 끝낸 뒤 음반 낼 때의 모습을 많이 상상해요.” 최정원은 “사람들 인식 자체가 좀 저렴해보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이 많겠지만, 노래 가사도 그렇고, 극 자체도 정말 재미있어서 관객들이 한없이 웃을 수 있다”고 작품에 관해 밝혔다. 추천 관객을 꼽아달라는 부탁에는 ‘부모님과 초등학생, 고등학생’을 꼽았다. “부모님과 함께 외화를 보다가 키스하는 장면이 나오면 민망해서 괜히 얼굴 붉히고 그러잖아요? 하지만 나중에 생각도 나고… 어린 친구들이 내가 대학 가면 어떻게 살아야지 상상하는데, 뮤지컬 ‘색즉시공’은 캠퍼스 느낌이 좋아요. 한바탕 시원스럽게 웃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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