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야구인들아, 12월엔산타가되자!

입력 2008-12-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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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와 깊어가는 겨울은 야구팬들을 움츠리게 만든다. 언제 따뜻한 봄이 오려나. 야구 경기가 없는 겨울은 팬들에게는 왠지 모르게 쓸쓸하다. 진정한 팬들은 일 년을 사계절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야구가 있는 날과 없는 날’로 구분하기도 한다. 야구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탁 트인 공간, 새파란 잔디, 야간경기, 맥주와 친구 그리고 도심의 오아시스 같은 것 등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야구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언제일까.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야구장에 입장해서 경기장에 막 들어설 때의 그 설레임은 아직도 가슴을 떨리게 만든다. 서민들의 대표적인 관람스포츠인 야구는 힘겨운 일상의 돌파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도 최소한의 여유가 있을 때나 가능하다. 최근의 전 세계적인 경기불황은 야구계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낳게 하고 있다. 달아오른 야구판과는 달리 기업경기 때문에 내년시즌 타이틀 스폰서십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면 경기장 출입도 남의 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발전은 우리에게 안락함과 편리함을 안겨주었지만, 양극화와 인간소외 및 외로움을 치유하지는 못했다. 시골에서 함께 모여 살 때는 모두가 상호의존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었지만 물질문명의 급격한 발전은 인간에게 독립심과 강한 자아를 요구했다. 이제는 아이들의 놀이도 함께보다는 혼자 이루어지는 경향이다. 본질적으로는 모두가 외로운 것이다. 프로스포츠가 자본주의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근원은 이러한 인간의 외로움을 부분적으로 치유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혼자보다는 함께 팀을 응원하고, 타인과의 소통 속에서 공유의식을 갖게 했다. 실제로 인간이 삶에 만족하게 되면 지금 인간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수많은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다. 선진국일수록 ‘프로그램’이 많다.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은 낙오자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본주의를 근본적으로 부정할 것이 아니라면 우리도 인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고, 프로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그래도 마음 편히,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돌아볼 수 있는 시기는 12월뿐이다. 자선행사에도 참여하고 성원을 보내준 팬들과 소통하고 유소년 야구팀도 방문하여 ‘꿈’을 심어주어야 한다. 아직도 아니 세상이 발전할수록 이 사회에는 소외받는 영혼들이 넘쳐날 것이다. 자신도 돌보기 힘든 프로야구 선수들이 어려운 모든 이웃에게 관심을 갖기는 불가능하지만, 자신의 오늘을 있게 한 모교의 야구팀이라도 방문할 필요는 있다. 정말 아마추어 야구는 힘들고 외롭다. 선배의 격려와 관심이 필요하다. 구단들도 12월 만큼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이 사회에 보다 공익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세상이 어려워지면 팬들도 환호할 여력이 없다. 모두가 어려울 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격려와 위로다. 2008시즌은 프로야구가 너무나 큰 사랑을 팬들로부터 받았다. 12월이 다가기 전에 조금은 되돌려 주자.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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