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빅마우스]골든글러브김광현“왼손장갑은왜없나요”

입력 2008-12-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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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입(口)’을 통해 본 2008년 한국 스포츠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촌철살인의 한마디 말은 종종 여러 문장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때가 있다. 스포츠동아는 2008년을 마무리하면서 야구와 축구, 올림픽으로 나눠 각 스포츠현장에서 나온 빅마우스들을 모았다. 때론 독자들을 배꼽 잡게, 때론 가슴 찡하게 했던 주옥같은 말들이다. 축구 ○결국 수원삼성을 위해 내린 눈이 됐네요.(축구연맹 관계자. 수원과 서울의 챔피언결정 2차전에 앞서 내린 눈이 수원에게는 기분 좋은 서설이 됐다며) ○치킨을 나눠주는 건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근데 닭날개가 아니라 닭다리네? (수원 구단 관계자. 수원과 서울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홈팀 서울이 취재진에게 간식으로 닭다리를 제공하는 것을 본 뒤 서울 팬들이 수원을 ‘닭날개’라고 비꼬는 것을 떠올리며) ○같은 날, 야구와 축구 플레이오프 경기를 동시에 한다는 발상을 누가 했는지 모르겠어요.(수원과의 컵 대회 4강전을 앞둔 파리아스 포항 감독. 프로야구 준 PO 경기와 같은 날 경기가 치러지는 까닭을 모르겠다며) ○모든 것은 준비됐어요. 가수 비 말구요, 비(雨)만 막아주세요.(정규리그 서울과의 라이벌전을 앞둔 수원 구단 관계자. 최고의 빅매치를 앞두고 기대가 컸는데 비가 많이 와서 관중들이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4년은 아무 것도 아니죠. 44년도 기다리는데요. (강호 성남전을 앞둔 김호 대전 감독. 2004년 이후 4년 동안 성남 일화에 5무7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다는 말에 유로 2008에서 44년 만에 우승한 스페인을 예로 들며) ○전체가 100%라면 오늘 내 플레이에는 1% 밖에 만족을 못 하겠다.(북한 대표팀 정대세. 9월 상하이에서 벌어진 한국-북한의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난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두현이 형이나 (이)천수 형에게는 ‘쨉’이 안 되죠.(기성용. 9월 요르단과의 친선전이 끝난 후 포지션 경쟁자가 김두현, 이천수인데 자신 있냐고 묻자) ○ 배울게 많이 남았는데 그냥 갔어요. 콤비도 잃었고요. (이청용. 요르단과의 친선전이 끝난 후 박주영의 AS모나코 이적에 대해 질문하자)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저리도 열심히 발품을 파니까 요즘 잘 되는 것 같아.(조광래 경남 감독.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직접 FA컵이 벌어지는 제주를 방문해 경기를 관전한 것을 확인하며) ○운동화는 성공했는데 빨간색 넥타이가 좀….(K리그 시상식에 참가한 대구 이근호. 급하게 시상식을 준비한 탓에 흰색 운동화를 신은 것은 좋았는데 넥타이 선정에 실패했다며) ○ 얼굴도 좀 그렇고 내세울 게 없어서요. (K리그 시상식에 참여한 수원 조원희. 수상자 중 유일하게 나비넥타이를 하고 온 이유를 묻자) 베이징 올림픽 ○비록 저는 졌지만 한국 양궁은 지지 않았습니다.(양궁 박성현. 여자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중국 관중들의 비신사적인 방해공작 속에서 장주안주안에게 석패한 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꼽으라고 하면 주저 없이 우리 핸드볼 선수 14명을 택하겠습니다. (여자핸드볼대표팀 임영철 감독. 노르웨이와의 준결승전에서 판정 시비 끝에 28-29로 석패한 뒤) ○메달 안 따길 잘 한 것 같습니다. 은메달을 딴 아테네올림픽 때 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역도 이배영. 남자역도 69kg급에서 부상으로 실격당한 자신을 격려해준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펠프스와 비교하면 저는 갓난아기와 다름없습니다.(수영 박태환. 남자자유형 200m에서 펠프스와의 결승대결을 앞두고) ○누나랑 조카에게 금메달을 바치고 싶었는데…. (복싱 김정주. 불의의 왼손 골절로 남자복싱웰터급 4강전에서 석패한 뒤 눈물을 흘리며) ○ 이제, 윙크는 그만할래요. (배드민턴 이용대. 올림픽 이후 윙크 세리머니 재연 요청에 너무 시달려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다며) ○당분간은 체조를 잊고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술을 마시고 싶습니다.(체조 유원철. 남자평행봉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질문에) ○경기를 앞두고 꿈을 많이 꿨다. 1등하는 꿈을 많이 꿔서 시상식까지도 꿈은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태권도 임수정. 금메달을 따낸 뒤 믿기지 않는다며) ○예전에는 몸매에 대한 콤플렉스도 있었지만 이제는 훌륭한 몸매를 주신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저는 제 몸이 자랑스럽고, 또 사랑스럽습니다. (역도 장미란. 여자역도 +75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뉴욕타임즈 선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챔피언의 몸매5인’으로 뽑혔다는 말에) 야구 ○골든글러브는 왼손잡이용일까오른손잡이용일까, 전부터 궁금했어요.보니까 오른손이용이네요. 내년에 제가다시 수상할 땐 왼손잡이용으로 제작해주시겠습니까?(12월11일 골든글러브시상식에서 SK 김광현) ○혼자 단독드리블해서 골까지 넣었는데, 오프사이드 판정 난거죠. (11월 21일 장원삼 트레이드가 끝내 승인거부되자모 구단 관계자. 갑작스러운 트레이드 발표에서 승인 거 부로 이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온 몸에 힘이 빠져 술 마실 기분도 안 나더라. (11월 15일 아시아시리즈에서 대만 퉁이에 일격을 당한 뒤 SK 김성근 감독) ○그동안 너무 웃었어요. 한국시리즈에서도 잘 했다면 기고만장 했을 텐데…. (11월6일 정규시즌 MVP 투표장에서 두산 김현수. 타격 3관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한해를보내다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잇달아 병살타를 쳤던 아픔을 떠올리며) ○한국시리즈 가서 질 바에는 차라리 여기서…. (10월 20일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도중 두산 김경문 감독.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픔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 아니면 모른다며.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낸 그는 올해도 또다시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할 때는 몰랐는데. 집에 가니까 다리에 쥐가 나더라. (9월 4일 두산 채상병. 전날 한화와 밤 12시가 넘는 18이닝 게임을 치른 뒤. 그는 18이닝 동안 포수 자리를 지켰다) ○이제 우리 팀은 새로운 롯데 자이언츠다. (8월31일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 롯데 창단 후 첫 10연승 기록을 세운 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너희들도 울었지만 우리도 울었다.(8월26일 삼성 전병호. 권혁이 올림픽 때 국가대표 선수들이 일본전 끝나고 라커룸에 들어가서 다 울었다고 하자 그 동안 삼성선수들은 300m 30바퀴씩 돌다 지쳐서 울었다며) ○한국 분위기 어때요? 일본전에서 홈런 못 쳤으면 아마 한국에도 못 들어갈 분위기였죠? 여차하면 영영 한국 못 들어갈 뻔했네. (8월24일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승엽. 예선기간 내내 부진했던 아픔을 떠올리며) ○안타 하나에 수천만원이 날아갔다는 말에 잠이 안 오더라.(7월4일 대구 삼성전에서 9회 투아웃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던 KIA 이범석) ○히어로즈 들어오고 나서 한국 야구가 15년은 퇴보한 것 같아. 특히 ‘연봉 후려치기’는 가장 잘못한 일이야. (7월3일 한화 김인식 감독. 6월 말 벌어졌던 히어로즈의가입금 미납 사태에 대해) ○하루 갖고 반성이 되겠어. 선수는 열흘인데….(6월 20일 한화 김인식 감독. SK김성근 감독의 ‘자진결장’에 얽힌 소감을 밝히며 농담 삼아. 선수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 재등록까지 열흘이 필요하다) ○살을 깎아내는 듯 고통스럽다. 너무 늦게 결단을 내린 건 아닌가 걱정이다.(6월19일 SK김성근 감독. ‘윤길현 파문’으로 자체 결장하게 된 이유를 밝히며) ○나보고 멍게라고 한 건 사과 안하나?(4월 30일 삼성 선동열 감독. 삼성 최형우가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에게 ‘깜둥이’라고 했다가 설화를 겪자 롯데 이승화도 자신을 멍게라고 부른 것 같더라며 농담삼아)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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