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박찬호,친정을향해던져라

입력 2009-01-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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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36)가 7일(한국시간) 신체검사를 통과해 등번호 61번을 받고 공식으로 동부의 필라델피아 필리스 맨이 됐다. 박찬호는 “필리스 맨이 돼 기쁘고 월드시리즈 우승 팀 멤버가 돼 영광스럽다. 지난해 다저스에서는 필리스를 이기려고 노력했지만 이제는 팀을 도와 또 다른 월드시리즈를 제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필리스의 볼보이 출신으로 단장까지 오른 루벤 아마로 주니어는 이날 “우리는 선발과 불펜 역할을 해 줄 베테랑 투수를 영입했다.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자리를 놓고 동등한 기회를 줄 것이다”고 밝혔다. 루벤 아마로 주니어 단장의 말에 따르면 박찬호는 지난 시즌 다저스에서의 활동과 별 반 다를 게 없다. 다른 점은 필리스는 5선발을 놓고 공정한 기회를 주는 것이고, 다저스는 불공평했다는 점이다. 박찬호는 지난해 다저스 베로비치 캠프에서도 5선발 경쟁을 벌였다. 상대는 에스테판 로아이사, 궈홍즈였다. 베테랑 로아이사의 비싼 연봉(750만달러)에 밀려 경쟁다운 경쟁을 벌이지 못했다. 구단은 연봉 비싼 선수에게 먼저 기회를 준다. 이른바 ‘먹튀’를 데려온 단장의 판단 미스를 감춰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필리스에서는 구단이 육성하는 젊은 선수들과 경쟁을 벌이는 게 다를 뿐이다. JA 햅, 카일 켄드릭, 카를로스 카라스코 등이 경쟁 상대다. 메이저리그의 제5선발은 붙박이가 아니다. 항상 상황에 따라 바뀐다. 몇 경기 부진하면 교체다. 제5선발이 맛봐야 하는 설움이다. 박찬호는 다저스에서 항상 좋은 성적을 냈다. 통산 117승 가운데 84승(72%)을 다저스에서 거뒀다. 사실 다저스는 지난해 박찬호를 영입하면서 홀대했다. 연봉(50만달러)뿐만이 아니다. 다저스는 지난해가 뉴욕의 브루클린 프랜차이즈에서 서부 LA로 옮긴지 50주년이었다. 프랜차이즈 이적 50주년 행사에 맞춰 그동안 활약했던 옛 다저맨들을 크게 부각시켰다. 그러나 초반에 통산 80승을 거둔 박찬호의 흔적을 다저스타디움에서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박찬호는 정규시즌이 끝나는 날 인터뷰에서 친정 다저스에서 재기에 성공해 감사하다는 소감 속에 “그러나 다저스는 이제 메이저리그의 한 팀이다”며 결별을 준비했다. 박찬호가 동부 필라델피아로 떠나면서 걱정되는 게 환경의 변화다. LA는 박찬호의 고향이다. 팬들도 큰 힘이 됐지만 지인, 그를 살갑게 대해준 음식점들도 빼놓을 수 없다. 시티즌스 뱅크파크와 필라델피아 한인타운은 거리가 너무 멀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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