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참여하는야구’를위한제언

입력 2009-01-12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09년 새해가 밝았다. 또 한해가 시작된 것이다. 해가 바뀌었다고 하루아침에 급격한 변화가 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팬들은 소망한다. 야구가 있어 의미있는 2009년이 되기를. 이 땅에 야구가 도입된 지 100여년. 새해를 맞아 야구계에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은 무엇일까. 역시 가장 중요한 화두는 야구장 인프라 구축일 것이다. ‘보는 스포츠’에서 ‘참여하는 스포츠’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살길이요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영역도 인프라 구축없이 발전한 사례는 없다. 한국에서 가장 팬층이 두꺼운 야구는 이제 시설인프라 구축에 올인해야 한다. 생존경쟁에만 매몰되었던 산업사회에서는 승리가 ‘최고의 선’이었다. 경쟁에서의 승리만이 부를 축적하게 했고 ‘등 따습고 배부른’ 삶을 보장했다. 문제는 이러한 부가 행복까지 보장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삶은 편리해졌지만 마음은 공허할 뿐이다. 이러한 인간의 허전한 마음을 파고든 것이 스포츠이다. 몰입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 것이다. 특히 야구는 관전자도 감독이 되어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여지가 가장 넓기에 한국, 미국, 일본에서 팬층이 가장 두껍다. 그럼에도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서 우리나라 야구팬들은 직접 체험하기가 힘들다. 이유는 야구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제 팬들은 대리만족을 넘어 직접 체험하기를 원한다. 체험을 해야 더욱더 몰입하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인식의 범위를 넓혀야 제대로 된 야구관련 콘텐츠와 문화가 생성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야구장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인가. 일단 프로야구 구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의지와 예산 그리고 법적인 고려가 필요하니 여기서는 별개로 하자. 중요한 것은 누구나가 즐기고 이용할 수 있는 야구장의 건립이다. 대지 가격을 제외한 ‘생활체육’수준의 맨땅 야구장 건립비는 3000만원 내외이다. 도심 한가운데는 대지가격 때문에 불행하게도 원천적으로 건립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강변 둔치, 스포츠파크 건립계획이 있는 광역자치단체, 부지제공이 가능한 중소규모의 자치단체 등이다. 이러한 곳에 야구장을 건립하기 위한 재원을 국민세금이 아닌 KBO와 구단이 마련할 필요가 있다. KBO는 야구토토 분배금 중 매년 5억원 정도를 인프라 구축에 지원하면 16개 구장을 확보할 수 있다. 각 구단은 매년 1억 2000만원 정도로 4개 구장, 8개 구단이면 32개 구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10년이면 500개 구장이 확보된다. 공간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강변에 경지작업 중인 고수부지는 널려있고, 지방의 중소규모 자치단체는 부지를 제공할 의사가 충분히 있다. 의지만 있으면 실현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주말오후 아이들과 캐치볼하고, 청소년 클럽들이 야구장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직장인들이 야구와 함께 삶의 의미를 회복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이 땅에서는 정말 실현 불가능한 일인가. 2009년 야구팬들은 ‘소망한다. 이 땅에 금지된 것을….’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 요기 베라의 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