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마린보이’김강우“사실난개헤엄치는마린보이였다”

입력 2009-01-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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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수영스타 박태환 선수의 별명이다. 영화 ‘마린보이’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왠지 바다를 배경으로 한 따뜻한 영화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 김강우와 박시연을 보며 풋풋한 멜로 영화 그림도 그려졌다. 하지만 영화속 마린보이는 박태환 선수처럼 미끈한 몸매를 뽐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가 아니었다. 목숨을 걸고 차가운 바다를 헤엄쳐 마약을 운반하는 남자를 부르는 은어. 김강우가 연기한 천수가 바로 마약세계의 ‘마린보이’다. 김강우는 자신의 최고 흥행작 ‘식객’에서 착하고 성실한 청년 성찬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연기 폭을 크게 넓혔다. ‘마린보이’의 출연제한은 바로 이때 받았다. 사랑과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는 캐릭터, 연기가 직업이라면 누구라도 매력을 느끼는 역할이다. ○원래 물 무서워하는 성격…촬영 위해 도전 하지만 그가 ‘마린보이’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큰 과제가 있었다. 김강우는 어렸을 때 물에 빠진 이후 물을 무서워했다. 수영실력은 아주 기본적인 수준. 국가대표 출신 수영선수로 바다를 건너는 마린보이 역은 불가능해보였다. 김강우는 “설마 이렇게 고생할 줄 몰랐다”며 웃었다. 그는 특유의 진지한 말투로 “물 무서워해요. 수영도 개헤엄 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도 한 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처음엔 어찌나 발차기만 시키는지 정말 지루했습니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수영실력을 쌓아야 하는 것 외에 전직 국가대표라고 고개가 끄덕여질 수 있는 몸매도 필요했다. “수영 선수의 몸은 웨이트 레이닝으로 만든 것과 많이 달라요. 특유의 섬세한 근육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었어요. 사실 수영선수는 등 근육이 중요하다고 해서 중점적으로 운동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등은 영화에서 별로 많이 안나오던데요. 하하하.” 김강우는 웃었지만 제작진에 문의하니 실제 수영 국가대표 출신 코치의 훈련은 상상 이상이었다고 한다. 바다에서 촬영하려니 안전문제를 생각해서라도 훈련의 강도가 셌다. ‘마린보이’는 도박 빚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약 운반을 맡은 전직 수영선수를 둘러싸고 카리스마 넘치는 마약조직의 강사장(조재현), 악질 형사 김반장(이원종), 몰래카메라 전문가 박박사(오광록), 그리고 그들을 유혹하는 비밀스러운 여인 유리(박시연)가 등장한다. 김강우는 연기파 선배들과 지방촬영장에서 동고동락했다. “최고였습니다. 워낙 유명한 분들이라 대사 한 마디 미세한 표정 하나 달랐어요.” 하지만 선배들과 함께하다 보니 참을 수 없는 유혹도 많았다고 했다. 바로 술이었다. 김강우는 촬영장에서 스태프, 동료 배우들과 어울려 술 한 잔하며 팀워크를 다지는 스타일리지만 ‘마린보이’를 촬영하면서 단 한 잔도 마시지 못했다. “술 한 잔 마시면 몇 주 동안 운동한 몸이 날아가 버립니다. 수영선수들이 얼마나 힘들게 참아가며 운동하는 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어요. 다들 술자리에서 너무 재미있으세요. 술 한 잔 못 먹지만 회식 때 마다 앉아 어울렸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 좋았습니다. 술은 꾹 참았죠.”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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