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핸드볼선수권>역대최약체평가속반란일궈낸한국男대표팀

입력 2009-01-23 08: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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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현실로 이뤄졌다. 당초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라는 평가 속에서 크로아티아에 입성한 한국 남자핸드볼대표팀이 제21회 국제핸드볼연맹(IH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패 뒤 3연승으로 본선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예선 B조에서 크로아티아, 스웨덴, 쿠웨이트, 쿠바, 스페인을 차례로 상대한 한국은 초반 2경기에서 모두 패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여 각국 핸드볼 관계자 및 언론, 팬의 찬사를 받았다. 자신감에 찬 대표팀은 쿠웨이트에 15점차 대승을 거둔 뒤 쿠바와 스페인을 꺾어 2001년 세계선수권(12위) 이후 8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동안 주니어대표팀을 지휘하다 성인무대에 데뷔한 최태섭 감독(47. 성균관대)을 비롯해 유일한 해외파 이재우(30. 일본 다이도스틸)와 그간 줄곧 태극마크를 달아온 강일구(33. 인천도시개발공사)를 제외하면 코트보다 벤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선수들이 거둔 성과여서 그 가치는 더욱 크다. 윤경신(36. 두산), 백원철(32. 일본 다이도스틸), 한경태(32. 스위스 오트마), 정수영(25. 경남코로사) 등 주전급 선수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박중규(26), 오윤석(25. 이상 두산), 김태완(29. 하나은행), 박찬용(29. 인천도시개발공사) 등은 그동안 발휘하지 못했던 기량을 맘껏 발휘하며 울분을 털어냈다. 또한 미완의 대기로 평가받던 정의경(24. 두산)을 비롯해 윤시열(25. 하나은행), 유동근(24. 인천도시개발공사), 심재복(22. 한체대), 이은호(20. 경희대) 등 신예들도 매 경기 제 몫을 다해 승리에 일조하고 있다. 이밖에 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혼연일체로 대회에 임하고 있는 점도 한국 돌풍의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남자핸드볼은 지난 1988서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후 근 20년 간 세계무대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199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위의 성적을 기록한 바 있지만, 고비마다 번번이 고개를 떨궈야 했다. 여자 핸드볼대표팀이 서울올림픽 금메달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는 사실은 남자 핸드볼의 어깨를 더욱 처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대표팀은 우수한 체력과 짜임새 있는 수비, 속공을 바탕으로 세계 남자 핸드볼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또한 주전과 후보를 가리지 않고 다져진 팀워크는 신장과 전력의 열세를 딛고 한국이 급성장하게 된 원동력이다. 예선 B조 일정을 모두 마친 한국은 23일 오후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로 이동, A조 1~3위를 차지한 프랑스, 헝가리, 슬로바키아를 차례로 상대한다. 프랑스는 지난 베이징올림픽 남자 핸드볼 금메달을 획득한 세계 최강팀 중 하나며, 헝가리, 슬로바키아 역시 2007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본선에 오르는 등 우수한 기량을 자랑하고 있어 한국은 험난한 일정을 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 및 선수들은 예선에서 보여준 상승세를 본선까지 가져가 한국 남자핸드볼사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한다는 각오다. 최 감독은 "당초 목표인 본선진출을 달성한 만큼, 후회없는 일전을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스페인전 승리의 주역 오윤석 및 대표팀의 고참 강일구, 이재우 등 선수들은 "본선에서는 예선보다 더욱 치열한 경기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를 치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패기와 열정을 바탕으로 먼 이국땅에서 한국 핸드볼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태극전사들이 과연 자그레브에서 어떤 모습을 선보이게 될 지 지켜볼 일이다. 【스플리트(크로아티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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