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위에박철우!현대,대한항공3-2제압

입력 2009-01-29 23: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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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이겨야지. 그걸 꼭 말로 설명해야 돼.” 진준택 대한항공 감독은 애써 느긋한 척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최근 2연패, 10승8패로 V리그 4위까지 내려앉아 플레이오프 진출에 적신호가 켜 졌기 때문이다. 무패 행진을 달렸던 1라운드의 기억은 가물가물할 지경. 반면, 15승3패로 라이벌 삼성화재를 밀어내고 선두를 고수한 현대캐피탈은 여유가 있었다. 29일 올림픽제2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8-2009 V리그 남자부 경기는 ‘연패 탈출’과 ‘3위 도약’이란 두 마리 토끼몰이에 나선 대한항공과 선두 굳히기에 돌입한 현대캐피탈의 승부였고, 결국 현대의 3-2 승리(28-26 22-25 18-25 25-19 15-10)로 끝났다. ‘박철우 있음에…’ 현대캐피탈 승리의 주역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현대캐피탈 공격수 박철우였다. 긴장된 승부를 앞두고 김호철 감독은 “(박)철우가 뭐가 잘해. 허구 헌날 아프고 실수만 하는데”라고 말했지만 이는 아끼는 선수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반어법일 뿐이었다. 박철우의 실력은 대단했다. 파워 넘치는 호쾌한 스파이크와 과감한 서브는 그만의 장기. 위기 때마다 그의 플레이는 빛났다. 범실이 5개로 좀 많은 편이었지만 순간순간 상대 수비를 피해 때려 넣는 맹폭격에 대한항공 코트는 내내 흔들렸다. 박철우는 25득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도 51.16%로 대단히 높았다. 분위기 메이커 노릇도 톡톡히 했다. 팀이 포인트를 내주고 위기에 몰릴 때마다 파이팅을 불어넣고, 동료들을 향해 메시지를 전달하며 사기를 끌어올렸다. ‘패장’ 진준택 감독조차 “(박)철우가 워낙 잘해줬다.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고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대한항공의 불안요소 “범실을 줄여라” 풀 세트라는 결과가 말해주듯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첫 세트부터 듀스로 이어지는 등 살얼음판 박빙의 승부가 연출됐다. 그러나 승부를 가른 것은 범실과 뒷심이었다. 여기서 대한항공은 뒷심 부족으로 리드를 이어가지 못해 23-21로 앞서다가 칼라와 김형우가 내리 디그 실패를 범하며 균형을 내준 뒤 26-28로 무너졌다. “억장이 다 무너지는 줄 알았다”는 게 세트가 끝난 뒤 양복 상의를 벗어던진 진 감독의 솔직한 표현. 대한항공 신영수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7득점을 했으나 범실을 6개나 저질렀다. 뿐만 아니라 쿠바 용병 칼라도 24득점을 올리곤, 무려 7개의 범실을 기록해 무덤을 스스로 파고 말았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달랐다. 1세트를 따고, 내리 2, 3세트를 내줘 위기에 몰렸으나 실수는 최소화했다. 미국 출신 공격수 앤더슨이 15득점과 범실 7개를 저질렀으나 포인트까지 이어지는 결정적 미스는 없었다. 한편, 앞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한 김연경(30점)의 맹활약을 앞세워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단독 2위를 고수했다. 올림픽체육관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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