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껏떠들어라”골프장이미쳤어~

입력 2009-01-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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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조용한 경기다. 선수들이 라운드를 하는 도중 갤러리들이 핸드폰을 사용한다거나 크게 떠들면 퇴장 당한다. 선수를 응원하는 경우도 국가대항전 라이더 컵 외에는 없다. 그런데 한군데 예외인 코스가 있다. 바로 30일(한국시간)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서 대회가 시작된 PGA 투어 FBR오픈 16번 홀이다. 16번홀(파3, 162야드)은 스코츠데일 TPC(Tournament Players Club)의 상징 홀이다. 이 홀은 양 옆으로 스타디움처럼 스탠드가 배열돼 있다. 초대형 전광판이 마련돼 있고 1만5000명∼2만 명 정도의 갤러리가 이 홀에 몰려든다. 대부분이 애리조나 주립대학 학생들로 골프를 즐기는 점잖은 갤러리라기보다는 시끄럽게 떠들고 야유하는 군중에 가깝다. 그래서 ‘162야드 야외파티’라고도 부른다. 이 홀의 열기는 농구장, 야구장이나 비슷하다는 게 홈그라운드나 다름 없는 필 미켈슨의 말이다. 미켈슨은 FBR오픈 출전이 2009시즌 데뷔전이다. 이 홀에서 티샷을 하면 팬들이 볼의 궤적을 지켜보다가 핀에 가까이 붙으면 골프장이 떠나가도록 함성을 지르고, 홀을 벗어나면 ‘부∼’하고 야유를 보낸다. 일반적으로 골프장에서는 선수들이 미스 샷을 해도 야유를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타이거 우즈는 1997년 피닉스오픈(FBR오픈의 전신) 때 이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뒤 특유의 어퍼컷 동작으로 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함께 나눈 적이 있다. 콜롬비아 출신의 ‘스파이더맨’ 카밀로 비제가스는 “팬들이 미쳤다. 술도 제공되는 것으로 안다. 소리를 지르는 행위는 옳지 못하다. 사흘 동안 티샷을 그린에 올려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앤서니 김은 “몇몇 골퍼들이 이런 소음을 싫어한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싫다면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면 된다. 1년에 한번 겪는 일이다. 나는 이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미켈슨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J B 홈스는 16번홀에서 세 차례 파를 기록했고, 마지막 날 버디를 낚아 우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스코츠데일 인근 글렌데일에서 슈퍼볼이 벌어져 53만8356명의 갤러리가 입장했다. 올해는 일요일 최종 라운드에 갤러리들이 무척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애리조나의 미식축구 홈팀 카디널스가 슈퍼볼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대회 주최 측은 일요일 라운드에 애리조나 카디널스 유니폼이나 모자를 착용하면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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