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승엽‘미야자키결의’

입력 2009-02-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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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귀국길에거인캠프찾아“승엽넌나의영웅”氣팍!팍!
“승짱, 감바떼!(승엽아, 파이팅!)”-박찬호 “TV로 (활약하시는 모습을) 잘 보겠습니다. 파이팅 하십시오.”-이승엽 ‘코리안특급’ 박찬호(36·필라델피아)와 ‘국민타자’ 이승엽(33·요미우리), 각각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하며 한국 야구를 상징하고 있는 두 영웅이 미야자키 요미우리 캠프에서 만나 서로를 격려하는 뜻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두 영웅의 만남은 그동안 두산 미야자키 캠프에서 훈련하던 박찬호가 1일 귀국에 앞서 스프링캠프 첫날 일정을 소화한 이승엽의 요미우리 캠프를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형님’인 박찬호는 미야자키 공항으로 가는 길에 선마린스타디움을 찾아 이승엽과 만나기로 약속을 했고 오랜만에 얼굴을 맞댄 두 영웅은 30여분에 걸쳐 진솔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요미우리 훈련이 끝난 뒤 라커룸에서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헤어지기에 앞서 취재진의 사진 촬영 요구에 흔쾌히 응하면서 함께 포옹을 하는 등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박찬호는 기자들에게 “승엽이가 삼진을 먹는다고 해도 나쁘게 쓰지 말아 달라”고 농담을 건네며 후배를 위하는 각별한 마음을 내비쳤다. 박찬호는 공항으로 향하기 전, “네가 잘하든, 못하든 넌 나의 영웅이다”라며 후배를 치켜세운 뒤 “네가 요미우리 4번타자니까 라이언 킹이다”이라고 또 한번 격려했다. 몸무게가 얼마냐고 물은 뒤 이승엽이 “94kg”이라고 답하자 박찬호는 “나랑 똑같다”고 맞장구를 쳤고 이승엽은 다시 “올 겨울 운동 열심히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선마린스타디움 정문 출입구까지 나와 차가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박찬호에게 깍듯이 예의를 갖춘 이승엽은 “TV로 잘 보겠습니다”며 선배의 선전을 기원했고, 자신을 먼저 찾아준 박찬호에게 고마운 뜻을 또 한번 전했다. 차에 올라탄 박찬호는 창문을 내리고 “승짱, 감바떼!”라는 큰 목소리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했다. 2년 전 부진을 털고 지난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박찬호는 필라델피아에서 선발 보직 확보를 위해, 지난해 자신의 야구인생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낸 이승엽은 명예 회복을 위해, 둘 모두 올 3월 열리는 WBC 대표팀 합류는 간곡히 고사했다. 그러나 각자에게 2009시즌이 갖는 의미가 특별한 만큼 두 사람에게는 올 시즌을 앞둔 각오가 남다를 터. 그래서 일본 땅에서 손을 맞잡은 두 영웅의 만남은 더욱 의미있게 다가왔다. 미야자키(일본)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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