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소년‘슈퍼맨되다’…슈퍼볼MVP홈스의‘인생터치다운’

입력 2009-02-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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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프로풋볼(NFL)의 와이드 리시버들 중에는 유독 악동들이 많다.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터렐 오웬스, 신시내티 벵갈스의 채드 존슨 등은 통제 불능의 와이드 리시버들이다. 지난 해 슈퍼볼에서 뉴욕 자이언츠의 결승 터치다운을 잡아낸 플라시코 버레스도 2008정규시즌 도중 한 나이트클럽에서 총기사고를 일으켜 팀을 사실상 와해시켰다. 2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제43회 슈퍼볼에서 최우수선수(MVP)가 된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와이드 리시버 샌토니오 홈스(25)도 품행이 바르지 못한 선수로 분류된다. 틴에이저 때 길거리에서 마약을 판매했던 전력도 있다. NFL에 입문해서도 절제되지 않은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키곤 했다. 플로리다의 한 호텔에서 영업 불법방해로 체포된 적이 있고, 가정폭력과 마리화나 흡연 등으로 경찰 신세를 졌던 사고뭉치다. 이처럼 리시버들 가운데 문제아가 많은 이유는 포지션의 특성에서 기인한다. 리시버는 터치다운을 가장 화려하게 일궈내는 포지션인지라 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다. 이들은 빠른 발, 높은 점프력, 고도의 집중력으로 쿼터백의 패스를 잡아낸다. 그러나 한순간에 화려함의 최고점에 오르는 만큼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는 측면이 많다. 물론 별종도 있다. 3년 전 제40회 슈퍼볼 MVP 하인스 워드(피츠버그)와 올해 슈퍼볼에서 2개의 터치다운을 작성한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래리 피츠제럴드는 매우 온순하고, 겸손하고, 모범적인 선수들이다. 홈스도 아직까지는 악동 축에 낀다. 그러나 하늘이 주신 스피드는 이런 어지러운 과거마저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오하이오 스테이트 출신의 홈스는 리시버로는 다소 작은 체구를 지니고 있다. 키 180cm. 리시버는 키가 커야 유리하다. 하지만 풋볼 외에도 고교 시절 농구, 육상으로 단련된 ‘총알탄 사나이’ 홈스는 2006년 드래프트에서 리시버로는 유일하게 1라운드 26번째에 지명돼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 경기 종료 2분37초를 남겨두고 20-23으로 뒤진 상황에서 피츠버그가 공격권을 쥐었을 때 사실상 패색이 짙었던 게임이다.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를 잘 마크해준 오펜시브 라인맨들의 공도 빼놓을 수 없지만 스피디한 홈스가 아니었다면 스틸러스의 슈퍼볼 우승은 어려웠다. 게다가 결정적일 때 애리조나의 수비진을 농락하며 모든 패스를 받았다. 스틸러스가 88야드를 전진하는 동안 홈스가 4차례 패스를 잡아 73야드를 전진했다. 로슬리스버거-홈스 듀오가 공격을 다 이끈 셈이다. 마지막 6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받을 때 애리조나 사이드라인에서 상대 선수들의 표정은 모두 “오∼노!”였다. 마약 판매의 어두운 과거를 딛고 NFL 경력 3년 만에 슈퍼볼 MVP까지 오른 홈스. 앞으로 선배 하인스 워드와 같은 모범적인 길을 따르는 일만 남았다.관련기사 S3면 LA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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