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다시 만났다. 한국이 8일 중국을 꺾으면서 9일 A조 1·2위 결정전을 치른다. 한국으로서는 이른바 ‘3·7 대참사’의 수모를 갚고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다. 이대로 무너지면 2라운드 이후에도 일본을 만날 때 콤플렉스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이 일본을 꺾기 위해 필요한 포인트를 짚어봤다. ○마운드 버티기 일본전 2-14의 참패에서도 확인했듯 선발투수가 무너지면 대책이 없다. 압도적인 전력차가 아니라면 승패는 반드시 전력대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객관적 전력이 열세인 한국으로서는 결국 선발투수가 상대와 대등한 경기내용으로 이끌어나가야 승산이 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먼저 무너지면 콜드게임패를 당한 터라 또 대패를 당할 가능성도 있다. 역대로 한국이 일본에 이길 때는 선발투수가 이기든 뒤지든 1-2점차 내에서 게임을 만들어줬다. 일단 선발투수가 버텨주면 한국은 마운드 풀가동이 가능하다. 대회규정상 7일과 8일 선발투수로 나온 김광현(59구)과 윤석민(70구), 7일 66개의 공을 던진 장원삼 등 3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10명 모두 등판할 수 있다. 필승계투조가 가동된다면 중반 이후 불펜싸움은 해볼 만하다. ○반전 분위기 7일 참패의 기억이 있는 터라 현재 일본은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다. 반대로 한국은 다소 주눅이 든 상황에서 경기에 임하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타선에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낼 선수가 필요하다. 특히 선발투수가 버텨줄 때 한방을 터뜨리면서 흐름을 한국쪽으로 이끌 해결사가 절실하다. 야구만큼 변수가 많은 종목도 드물다. 대승하고도 다음날 대패할 수 있는 게 야구다. 야구는 분위기와 흐름 싸움이다. 분위기만 장악하면 한국도 대승할 수 있다. ○구멍 메우기 한국은 7일 일본전에서 불안요소로 지적됐던 모든 것이 나쁜 쪽으로 드러나면서 대패했다. 마운드와 방망이가 선전하더라도 수비에서 무너지면 대량실점으로 연결된다. 수비실수는 재앙으로 돌아온다. 일본전 평범한 내야땅볼 때 더블플레이를 성공하지 못한 키스톤 콤비, 이대호의 3루수비 불안이 재현돼서는 곤란하다. 추신수의 지명타자 기용에 따른 라인업 구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김인식 감독이 어떤 묘수를 찾아낼지 궁금하다. 미숙한 주루플레이도 경계해야한다. 일본의 수비력은 짜임새가 있다. 8일 중국전에서도 6회 2루주자 박경완이 3루코치의 제지를 뚫고 홈을 파다 아웃됐다. 코치와 선수들이 다시 한번 호흡을 점검하고 결전에 임해야할 때다. 도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