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봉타나´ 봉중근(29. LG)이 일본이 자랑하는 초호화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봉중근은 9일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일본과의 최종 순위결정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상대타선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경기 전 일찌감치 그라운드에 나와 덕아웃에서 이어폰을 낀 채로 상대 타격연습을 지켜보며 일본 타자들을 분석한 봉중근의 이날 피칭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최고 145km까지 나온 직구는 묵직했고,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날카로운 체인지업은 완벽하게 떨어졌다.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를 비롯한 일본 타자들은 변화무쌍한 체인지업에 헛방망이를 연신 돌려댔다. 간간히 던진 커브 역시 완벽했다. 투구수는 69개. 19명의 타자를 상대한 봉중근은 탈삼진은 2개를 기록했고, 볼넷은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는 짠물피칭을 선보였다. 14개의 타구 가운데 9개가 땅볼일 정도로 볼 끝의 움직임이 매우 좋았다. 1회 세 명의 타자를 공 7개로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요리한 봉중근은 2회에도 상대 타자들을 모조리 범타로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3회 1사에서 조지마 겐지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으나 후속 두 타자를 각각 내야 땅볼 2개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행진을 이었다. 봉중근은 4회 선두타자 나카지마 히로유키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보크를 범해 무사 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벗어났다. 5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봉중근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이치로를 투수 앞 땅볼로 가볍게 제압한 뒤 정현욱으로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팬들이 지어준 그의 별명인 ´봉타나(봉중근+산타나)´ 다운 피칭이었다. 【도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