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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이틀 만에 일본전 설욕에 성공하며 아시아예선 1위를 차지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오후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WBC 아시아라운드 순위결정전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구기 스포츠에서 유독 일본에 강점을 보여왔다. 일본은 한국보다 50년 이상 앞선 야구 선진국이지만 1998년 프로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가 허락된 이후 번번이 한국에 발목을 잡혔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부터 한국과 일본은 국가대표팀끼리 모두 21번 맞붙었다. 상대 전적은 예상을 깨고 한국이 일본에 13승8패로 앞서 있다. 특히 양국을 대표한 프로선수가 총출동해 맞붙은 대결에서는 7승3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첫 대결은 2000시드니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은 이 대회 예선리그에서 쿠바(5-6), 미국(0-4) 등에 3연패를 당하며 4강 토너먼트행이 불확실했지만 일본과의 경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기사회생으로 4강에 올랐다. 일본과 3,4위전에서 다시 맞붙은 한국은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 이승엽의 2타점 적시타로 균형을 무너뜨렸고, 결국 3-1로 경기를 마무리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양국의 드림팀은 6년 만에 다시 맞붙었다. 일본의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는 대회를 앞두고 "한국야구가 30년 동안 이길 생각을 못하게 해주겠다"고 자신만만했지만 일본은 한국에 예선전에 2-3으로 패한데 이어 2라운드에서도 1-2로 무너지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은 기형적인 경기 방식으로 다시 맞붙은 대회 4강에서 통한의 패배를 당했지만 양국의 야구 격차가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경기였다. 한일 양국의 드림팀은 2007년 베이징올림픽 1차 예선에서 또 만났다. 결과는 한국의 3-4 패배. 그러나 베이징올림픽 본선에서 ´일본킬러´ 김광현(SK)를 앞세워 두 차례나 일본을 격파하며 일본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7개월만에 다시 일본을 상대했다. 베이징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발목을 잡힌 탓인지 일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메이저리거들을 대거 동원해 타도 한국을 부르짖었다. 일본은 지난 7일 승자전에서 14-2로 승리를 거뒀지만 정작 중요한 순위결정전에서는 무릎을 꿇었다. 박찬호(필라델피아), 이승엽(요미우리)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일찌감치 대회 출전을 포기했고 유일한 메이저리거 추신수 역시 컨디션 난조로 결장했지만 메어지리거들이 즐비한 일본에 또 한 번 패배를 안겼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일본에 한두 번 이겼다고 해서 일본보다 야구 실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라는 말처럼 한국 야구가 일본을 넘어섰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최근 국제대회 성적에서 보듯 한국은 일본과의 격차를 확실히 좁힌 것은 사실이다. 【도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