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나약하고힘없는신인…”장자연측근‘고인의글’일부공개

입력 2009-03-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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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세상을 등진 연기자 장자연이 생전 남긴 것으로 알려진 글의 일부가 공개되면서 적지않은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우울증에 따른 자살로 결론 내렸지만 생전 고인에게 글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한 측근(남)이 10일 일부 매체를 통해 글의 일부를 공개하면서 의혹이 증폭되는 있다. 공개된 글의 내용은 고인이 자필로 쓴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는 두 문장. 더 이상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짧은 이 문장을 통해 생전 고인은 모종의 일들로 인해 상당히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A4용지 12장 분량으로 알려진 이 글에서 내용과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당초 예상과 다른 문서의 형태. 글의 일부 내용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복잡한 심경을 담은 편지나 유서와 같은 사적인 문건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공개된 글은 고인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이 적혀 있고 그 위에 지장과 간인까지 찍혀 있다. 이는 통상 사법기관에 증거자료로 내거나 또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때 제출할 때 갖추는 문서의 양식이다. 이를 공개한 측근은 고인이 죽은 이유에 대해 ‘제3의 원인’을 꺼냈다. 경찰과 유족이 거론한 우울증이나 일부에서 제기한 소속사와의 갈등이 아닌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 글이 적힌 문건의 모양과 측근의 발언을 토대로 볼 때 내용 여부에 따라 또 다른 파문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장자연의 자살 사건을 수사했던 경기도 분당경찰서 관계자는 “고인의 글을 받아 참고로 조사할 예정”이라면서도 “자살로 결론지은 수사 결과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고인의 글이 공개되면서 가장 당황하는 쪽은 유족이다. 글을 언론에 건넨 고인의 측근은 유족과 사전에 이를 두고 상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 측 관계자는 “안타까운 죽음을 조용히 묻으려는 유족의 뜻과 달리 고인의 글이 알려져 상당히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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