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 : 닉, 도대체 몇 번째야?
수사 보고서를 이렇게 올리니까 상부에서 또 반려됐잖아.
닉 : 에? 어이쿠, 또 실수했네.
죄, 죄송합니다.
반장 : 죄송하다고 될 문제가 아니잖아?
이래가지고서야 어떻게 자네한테 보고서를 맡기겠나? 안 그래?
새라 : 도대체 사람이 실수에서 배우는 게 있어야지, 어떻게 똑같은 실수를 그렇게 여러 번 하나 몰라?
닉 : 새라, 당신까지 몰아세우기야?
같은 동료끼리?
반장 : 에휴, 하긴…… 오히려 사람은 실수를 통해서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법을 배운다니까 뭐.
새라 : 에?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실수에서 배우는 게 아니라 똑같은 실수를 또 하는 법을 배운다고요?
반장 : 캐나다 온타리오 주립대학교 연구팀에서 실험을 한 결과인데, 자네들 TOT 현상이라는 거 아나?
닉: 글쎄요……. 인터넷에서 우는 이모티콘으로 많이 쓰는 것 같은데.
반장 : 자네한테 물어본 내가 잘못이지. TOT란 ‘tip of tongue’를 줄인 말인데 어떤 단어가 생각이 날 듯 말 듯한데 정작 정확한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혀끝에서 맴도는 현상을 뜻하는 거지. 그런데 그렇게 헤매다가 단어가 생각나서 말을 하면, 그게 각인돼서 다음번에는 안 까먹을 것 같지만 그 뒤에도 똑같은 현상이 되풀이 된다는 거야.
새라: 오히려 한번 TOT에 걸렸던 단어가 다음번에도 더 생각이 안 난다는 거군요.
반장 : 연구팀이 대학생들을 상대로 연구를 해본 결과, 단어 맞추기 테스트에서 TOT에 걸려 빨리 말하지 못한 시간이 긴 단어일수록 다음번에 똑같은 문제를 냈을 때 또 TOT에 걸릴 확률이 높았다는 거야.
닉 : 거 봐 새라, 내가 그렇게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게 내가 멍청해서가 아니라니까.
반장 : 닉, 그래서 지금 잘 했다는 거야? 당장 보고서 안 고쳐 와?
닉 : 네네, 알았다고요…….
새라 : 닉, 왜 그렇게 우물쭈물하고 있어?
닉 : 아, 갑자기 호칭이 생각이 안 나네. 간장? 된장? 통장?
반장 : 여러 가지 하고 있네…… 이제는 TOT까지?
수사결과
사람은 어떤 실수를 했을 경우, 그로부터 실수하지 않는 법을 배우기도 하지만 같은 실수를 또 저지르는 방법도 무의식중에 배우는 것으로 보임. 따라서 똑같은 실수를 여러 차례 되풀이할 확률도 높을 것으로 생각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