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CSI잡학수사대]물건못버리는것도병이다?

입력 2009-03-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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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쿠, 집에 웬 잡동사니가 이렇게 많은 거야? 새라 : 그러게. 이거 발 디딜 틈도 없네. 이러니 피해자가 일주일이나 지나서 발견될 만도 하지. : 하긴, 우리 집도 지난번에 이사할 때 보니까 짐이 한 트럭 꽉 차더라. 어머니가 워낙에 뭐 버리는 걸 싫어하시거든. 새라 : 하긴 우리 어머니도 그러시더라. 멀쩡한 거 왜 버리느냐고. 차곡차곡 쌓아놓는 통에 구석구석에 뭐가 그렇게 쌓여 있나 몰라. 반장 : 그거야 알뜰하니까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집은 너무 심한데? 이건 거의 병이라고 봐야겠는 걸? : 그러게요, 이건 병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새라 : 그래도 아까워서 못 버리는 거지 병이라고 하긴……. 반장 : 아니야, 의학계에서는 이렇게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만 놓는 경우를 두고 ‘강박적저장증후군’이라고 부른다네. : 그럼 강박증의 일종이겠군요. 반장 : 그런데 이 ‘강박적저장증후군’은 다른 강박증보다 치료가 쉽지도 않고 정상생활을 하기도 어려운 걸로 알려져 있어. 최근에는 뇌의 특정 기능이 제 구실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있고. 새라 : 그래요? 그럼 뇌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얘긴가요? 반장 : 연세대와 런던대 정신의학연구팀이 공동 연구한 결과인데 뇌의 기저핵과 전두엽과 같은 부위의 기능에 이상이 있어서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회로가 형성이 된다는 거야. : 아무튼 피해자는 꽤나 사교성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반장 : 이런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겠나? 그래서 사람을 피하게 되고, 집중력과 결정력도 많이 떨어진다고 하네. 새라 : 뇌 기능 문제면 유전일 수도 있겠네요. 반장: 유전적 요인도 있는 걸로 알려져 있어. 보통은 잠재되어 있다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증상이 나타나는 걸로 알려져 있지. : 저도 강박적저장증후군이 아닌가 싶네요. 병원이라도 가볼까? 새라: 닉, 지난번에 집에 가봤더니 아무것도 없었잖아? : 그게 말이지. 그동안 나 좋다고 달라붙던 여자들을 하나도 정리를 못했거든. 몇 명 차 버려야 하는데 고놈의 정이 뭔지……. 반장 : 아무튼 저 두 애물단지를 버리지 못하는 내가 강박적저장증후군인 것 같군. 수사결과 피해자는 강박적저장증후군이 심한 나머지 물건을 집에 수집하기만 하고 전혀 버리지 않아 집 안이 온갖 쓰레기들로 들어차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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