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호 4번 타자로 입지를 굳힌 김태균(27. 한화)이 또 한 차례 일본 격파의 선봉에 선다. 한국야구대표팀은 18일 낮 12시(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1조 승자전에서 일본과 격돌한다. 더블 엘리미네이션이라는 기형적인 대회 규정 탓에 준결승을 치르기도 전에 일본과 세 차례나 맞붙게 된 셈이다. 아시아예선에서 한 차례씩 승리를 나눠 가진 두 팀은 대회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이번 맞대결에서 미뤄왔던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각오다. 준결승전 직행 티켓이라는 달콤한 열매가 걸려 있는 한 판이기에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일전이기도 하다. 이번 경기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대회를 통해 확실한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김태균의 일본전 상승세 가 지속될 지 여부다. 이승엽(33. 요미우리)의 불참으로 이대호(27. 롯데), 추신수(27. 클리블랜드) 등과 함께 타격을 이끌 것으로 보였던 김태균은 다소 부진한 두 선수와는 달리 연일 맹타를 터뜨리고 있다. 특히 선수들에게 가장 부담스럽다는 일본전에서 유독 빛났다. 김태균은 지난 7일 일본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상대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를 상대로 비거리 140m짜리 대형 홈런을 때려내며 콜드게임 수모를 당한 한국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이틀 뒤 열린 순위결정전에서는 4회 결승타로 예선 1위라는 큰 선물을 안겼다. 김태균이 일본전에서 기록한 3타점은 34이닝을 소화한 일본의 실점과 동일하다. 결승타를 친 7일 경기는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당한 유일한 패배이기도 했다. 최근 그의 행보는 초대 대회 홈런왕을 차지한 이승엽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뛰어나다. 한국이 기록한 5경기에서 모두 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상대에게는 공포를, 동료들에게는 믿음을 가져다주고 있다. 조금은 부담스러운 한·일전을 눈 앞에 뒀지만 김인식호의 ´중심´ 김태균이 있어 든든하기만 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