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만난‘인민루니’]정대세“한국은행복을심어주는곳”

입력 2009-03-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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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선수를 이토록 사랑해주시니 늘 고맙고, 행복하죠.” 북한 국적의 ‘인민 루니’ 정대세(25·가와사키)에게 한국은 어떤 의미일까. K리그 포항 스틸러스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예선 2차전(18일 오후 7시30분)을 하루 앞둔 1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만난 정대세는 “(한국은) 같은 민족으로서 자긍심을 일깨워주고, 행복을 심어주는 곳”이라고 했다. ‘통일’과 ‘한민족’을 강조한 것은 여전했지만 한국 대표팀의 활약상을 보며 자신이 월드컵 출전의 꿈을 키울 수 있었다는 말에서 한국에 대한 특별한 인식과 감정이 느껴졌다. 그는 “일본은 날 키운 곳이지만 한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존재”라고 담담히 풀이했다. 18일 미국서 열릴 WBC 2라운드 승자전에서 일본이 아닌, 한국을 응원하겠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국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한 정대세는 “북한 선수로서 축구를 통해 남북과 일본, 3개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며 동아시아에서 자신의 ‘역할론’을 전했다. 박지성에게 좀 더 근접하기 위해 유럽 하부리그 진출을 1차 목표로 삼겠다는 그이지만 “기회가 있다면 K리그도 당연히 고려대상”이라고 했다. 그러나 승부는 승부. 4월 1일 있을 남북전 필승 의지는 변함없다. 정대세는 “일본 대표 발탁의 기회는 없었지만 북한이 월드컵에 출전하면 행복할 것 같다. 목표는 ‘매 경기 한 골’이다. 한국과는 작년 4번 모두 비겼지만 이젠 승자를 가릴 때가 왔다”고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 이번 포항전도 마찬가지. 정대세에게는 한일전보다 ‘남북전’ 의미가 크다. “정신력, 기술, 전술 등 여러 면에서 한국이 우위다. J리그서 보지 못한 강한 수비도 있다. 그러나 질 수 없다. 한민족이지만 팀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가와사키의 다카시 감독도 기자회견에서 “최근 J리그 2경기 연속골을 넣고 있는 정대세에게 기대를 건다”고 각별한 애정과 기대를 드러냈다. 한편, 수원 삼성도 같은 날 싱가포르 암 포스와 G조 예선 원정전을 치른다. 포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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