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패배 속에서도 이승호(28. SK 와이번스)와 이재우(29. 두산 베어스)는 호투를 펼치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실히 인식시켰다. 한국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1조 일본과의 순위결정전에서 2-6으로 패했다. 팀은 비록 패했지만 1-2로 끌려가던 4회초부터 마운드를 지켰던 이승호와 이재우의 호투는 주목해야 할 부분이었다. 이승호와 이재우 모두 오랜만의 등판이었다. 이승호는 1라운드 첫 경기 대만전에서 1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고, 이재우는 지난 7일 일본과의 1라운드 순위결정전에서 2-14로 패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랜만의 등판에도 이들은 일본 타자들을 잘 요리했다. 4회초 선발 장원삼(26. 히어로즈)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승호는 1⅔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4회 첫 타자 무라타 슈이치에게 안타를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이승호는 대주자로 나선 가메이 요시유키에게 도루를 허용해 무사 2루의 위기에 몰렸다. 이와무라 아키노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이승호는 아베 신노스케를 1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차분하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이후 이승호는 볼넷으로 출루시킨 가타오카 야스유키가 도루를 해 2사 2,3루에 몰렸지만 스즈키 이치로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4회 어려운 상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5회 이승호의 투구는 깔끔했다. 이승호는 5회 나카지마 히로유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아오키 노리치카까지 가볍게 중견수 플라이로 물리치고 마운드를 이재우에게 넘겼다. 바통을 넘겨받은 이재우(29. 두산 베어스)는 2⅓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지난 7일 1라운드 일본과의 승자전에서 2이닝 3피안타(1홈런) 3실점으로 무너졌던 아쉬움을 모두 씻어냈다. 등판하자마자 조지마 켄지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5회를 마무리한 이재우는 우치카와 세이이치를 3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상쾌하게 6회를 시작했다. 이어 이재우는 가메이에게 안타를 내줘 1사 1루를 만들었지만 이와무라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후 아베 신노스케 타석때 포수 강민호가 도루를 시도한 가메이를 2루에서 아웃시켜 6회를 마무리했다. 이재우는 6회 흔들렸다. 아베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이재우는 가타오카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재우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치로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아웃카운트를 늘린 이재우는 나카지마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실점을 막았다. 이들의 활약 덕에 한국은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범호(28. 한화 이글스)의 중월 솔로포로 잠시나마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오승환(27. 삼성 라이온즈)과 김광현(21. SK), 임태훈(21. 두산)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본에 패했지만 이승호와 이재우의 활약은 준결승과 결승을 남기고 있는 한국에 또 다른 힘이 될 것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