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옷벗어”vs유재학“몇년후에”

입력 2009-03-25 14: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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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했으니 은퇴해라."(동부 전창진 감독) "몇 년 후에..."(모비스 유재학 감독) 남자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25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개최, 감독들과 선수들의 출사표를 전했다. 이날 자리에는 나란히 정규시즌 1, 2위를 차지하며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과 원주 동부의 전창진 감독도 참석했다. 두 감독은 1963년생 토끼띠로 상명초-용산중을 나란히 졸업한 죽마고우다. 둘은 절친함을 과시라도 하듯 4강 직행팀 감독답게 시종일관 여유가 넘치는 모습으로 기자회견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특히 전창진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을 빼앗아간 친구 유재학 감독에게 ´은퇴´ 압박을 가했다. 전 감독은 "우스갯소리이지만 정규시즌 때, 모비스가 우리한테 역전 우승하면 (유재학 감독이) 은퇴하기로 약속했었다"며 "내년에도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모비스는 시즌 전만해도 6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어려울 것으로 평가받았던 최약체 팀 중 하나였다. 심지어 좋은 성적을 보이며 잘 나가던 때에도 ´반짝하겠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모비스는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시즌 내내 선두를 질주하던 동부를 제치고 말이다. 유재학 감독에 따르면, 정규시즌 몇 경기를 남겨두고 스스로 계산해 본 결과 모비스가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거의 없어 그러한 약속을 한 것. 유 감독은 "5라운드쯤으로 기억하는데 전창진 감독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 친구가 도와줘서 우리가 우승을 주웠다"며 "(전 감독이)진정 원한다면 몇 년 후에 은퇴하겠다"고 답해 좌중을 즐겁게 했다. 둘은 서로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유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 같은 악재들이 없었다면 동부가 우승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우승을 주웠다. 동부가 운이 없어서 우승을 놓친 것뿐이다. 전 감독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전 감독 역시 "유재학 감독이 시작부터 팀을 조직적으로 잘 만든 것을 보고 많이 배웠다. 전체적으로 상대 팀들에 대한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가진 포토타임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꼭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자´라는 약속이라도 하듯이.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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