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프로축구의롯데?’

입력 2009-03-26 08: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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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가면 부산과 롯데를 맛볼 수 있다?´ 프로축구 2009 K-리그 개막 이후 강력한 우승후보 FC서울을 2-1로 제압하는 등 2승1무로 무패행진을 달리던 강원FC가 25일 성남일화와의 ´피스컵 코리아´ A조 1라운드에서 0-2로 져 창단 후 첫 패배를 기록했다. 4경기 만에, 그것도 홈구장인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당한 아쉬운 패배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 후 강원의 팬들이 보여준 선수단을 향한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는 진정 팬이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줬다. 강원의 축구팬들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을 많이 닮았다. 거침없이 내뿜는 열광적인 관중들의 응원문화가 그렇다. 롯데의 연고지인 부산은 구도답게 야구 하나면 ´통일´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지난해 8년 만의 가을잔치에 초대받은 부산 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부산은 그야말로 야구 하나로 뜨거워졌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57)은 부산의 영웅이 됐고 사직구장은 부산 야구팬들에게 최고의 놀이터가 됐다. 강원 역시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눈에 띈다. 우선 서포터스 ´나르샤´ 외에 존재하는 이른바 ´아저씨 부대´의 응원이 대단하다. 강원의 ´아저씨 부대´는 심판의 휘슬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해하기 힘든 판정이 나오면 어김없이 야유를 퍼붓는다. 일반적인 서포터스들이 행하는 야유와는 차이가 있다. 아저씨들만이 구사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담겨있다. 롯데 팬들이 심판의 스트라이크나 아웃 판정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또 강원의 선수들이 아쉽게 찬스를 놓치거나 어이없는 실수를 범할 때는 거침없는 폭언(?)도 서슴지 않는다. 이 또한 ´어제의 영웅이 오늘의 역적´이 될 수 있는 부산의 야구장 분위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순간이다. 경기가 끝나면 강원 팬들은 자신들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강릉종합운동장은 지난 8일 개막전에서 2만1316명의 관중이 찾아 창단 첫 경기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21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도 1만6814명이 스탠드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평일 저녁에, 그것도 매서운 추위 속에 벌어진 25일 컵대회 1라운드 경기에서도 6733명이 강원을 응원했다. 경기당 평균 1만4954명의 팬들이 강릉종합운동장에 모인 것이다. 경기장을 찾는 열정, 뜨거운 응원문화. 이 정도면 강원을 프로축구의 롯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 【강릉=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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