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K리그포커스]강원윤준하“‘패스만잘하자’주문을외워요”

입력 2009-03-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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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프로 무대가 낯선 새내기 윤준하(22·강원)에게 최근 가장 기뻤던 일을 묻자 ‘첫 월급’을 꼽았다. 이렇듯 윤준하는 모든 게 생소하다. 특히 지난 달 25일 통장에 찍힌 200만원 남짓한 월급이 신기했다고 한다. 그는 용돈 30만원을 제한 나머지를 부모님에게 부쳐드렸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 개막전에서 데뷔 골을 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이로 부모님을 꼽은 윤준하다. 그는 20대 초반 또래들과는 달리 검소하다. 유일한 취미인 당구도 돈이 아까워 발길을 끊었다. 간식도 사먹지 않는다. 구단에서 제공되는 빵, 과일, 음료 외에는 입에 대지 않는다. 윤준하는 “몸 관리도 되고, 돈도 아끼고 일거양득”이라며 웃었다. 구단 티셔츠도 구단 직원에게 사달라고 조를 정도니 ‘짠돌이’가 따로 없다. 강원 관계자는 “젊은 친구답지 않게 수수하다. 씀씀이만 봐도 효자”라고 말했다. 개막 이후 2경기 연속 결승골로 화제를 돌렸다. 그랬더니 그는 “출전도 장담을 못하는데 어찌 감히(?) 골 넣을 생각을 하느냐”고 되묻는다. “골 욕심은 전혀 없다. 오직 기회가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윤준하는 팀 내 고참 이을용을 가장 존경한다. 처음 출전 지시를 받곤 눈앞이 캄캄했지만 “할 수 있다. 겁먹지 말고 집중하자”는 이을용의 한 마디에 필드가 보이고, 공이 보였다고 했다. 필드에 들어설 때 되뇌는 주문도 간단하다. ‘패스만 잘하자. (김)영후 형에게 완벽한 패스 한 개만 하자.’ 하지만 한번 온 기회는 놓치지 않는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FC서울을, 그것도 상암벌에서 제압한 그 한 방도 윤준하의 몫이었다. 윤준하 덕분에 신생팀 강원은 2연승을 내달렸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큰 수확이다. 기성용과 이청용 등 주력을 뺐던 서울을 의식, “다음엔 베스트 멤버로 제대로 붙자”고 호언할 정도. 인터뷰 실력도 늘었다. 쭈뼛쭈뼛한 것은 여전하지만 “패스 잘하다보면 슈팅 찬스도 올 것”이라며 재치있게 각오를 전했다. 이제는 3경기 연속 골 도전. 21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릴 부산 아이파크와 K리그 3차전이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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