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또한번의신화’…쇼트세계기록76.12

입력 2009-03-28 09: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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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퀸’ 김연아(19.고려대)가 또 하나의 신화를 썼다. 한층 세련되고 성숙해진 연기로 절정에 오른 기량을 뽐냈다. 김연아는 역시 ‘세계의 요정’이었다. 김연아는 28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6.12점을 받아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1위에 올랐다. 2위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한 김연아는 29일 펼쳐질 프리 스케이팅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대회 정상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이날 김연아가 기록한 76.12점은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기록. 지난 2월 벌어진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작성한 72.24보다 3.88이나 높은 점수다. 김연아도 예상을 못한 듯 점수가 발표되는 순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기뻐했다. 김연아는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71.95),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72.24), 2009 세계피겨선수권대회(76.12)에서 세계기록을 차례로 갈아 치우며 쇼트프로그램의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쇼트에서 세계기록을 수립한 김연아는 꿈의 기록인 200점 돌파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김연아는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189.07을 기록해 아쉽게 200점 달성에 실패한 바 있다. 김연아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123.88점을 받으면 200점 고지를 밟게 된다. 2위는 캐나다의 조안니 로셰트(67.90)에게 돌아갔다. 로셰트는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도 김연아에 막혀 쇼트 프로그램에서 2위에 그쳤다. 마지막그룹에 속한 김연아는 우아한 검은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김연아가 등장하자 스태이플스센터는 환호로 뒤덮였고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김연아는 ′죽음의 무도(Danse Macabre)′에 맞춰 아름답고 환상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연아는 첫번째 점프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멋지게 성공시키며 세계기록을 향한 힘찬 스타트를 끊었다.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도 가볍게 뛰어 넘었다. 까다로운 점프를 한 번의 실수없이 완벽하게 성공시킨 김연아는 스핀, 스핀 콤비네이션, 스파이럴 시퀀스, 스텝 시퀀스 등 다른 기본 동작까지 발전된 경기력을 선보이며 2분50여초의 공연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김연아는 우승을 자신한 듯 연기가 끝나자 미소와 함께 주먹을 쥐어 보였고, 오셔 코치도 껑충 뛰며 기뻐했다. 스테이플 센터를 찾은 관중들도 모두 일어나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한편 김연아의 강력한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는 이날 경기에서 3위에 그쳤다. 마오는 점프 실수를 줄이면서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의 57.86보다 8.2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렇지만 마오는 김연아에게 10점 이상을 뒤져 이번 대회에서도 세계피겨여왕의 자리는 김연아에게 돌아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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