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명화여행]서울시뮤지컬단장유희성이본유디트

입력 2009-04-19 15: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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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트Ⅰ,1901년, 84x42cm, 벨베데레 미술관, 비엔나

 
 

클림트의 명작 가운데 하나인 ‘키스’를 처음 마주했을 때가 기억난다. 스테인 글라스적인 모자이크와 원석인 듯한 사금파리 속에서 다분히 순종적이며 행복에 겨워하는 여인과의 ‘키스’는 원초적이면서도 묘한 욕망이 동시에 꿈틀대고 있는 걸 느꼈다. 나중에 그림속의 남자가 클림트라는 사실을 알고, 너무나 행복한 사랑의 순간을 기억 속에서 유추했는지 생각했다. 항상 그런 사랑을 꿈꾸지만 언제나 여자에게 일종의 패배감을 맛보는 불안한 남성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클림트 전에서 ‘키스’는 보지 못했지만, 여성의 아름다움과 성스러움, 그리고 유혹적인 에로티시즘의 극치를 보는 것 같은 ‘유디트Ⅰ’과 조우했다. 클림트가 작품을 하던 당시 에로티시즘과 비극의 관계는 클림트와 프로이트 뿐 아니라 당시 유럽 전체를 사로잡았다 한다. 마치 유행처럼 죽음과 같은 치명적인 사랑의 쾌락에 젖어있었던 것이다. 작품은 화려한 여성에 대한 욕망과 쾌락을 유혹적이면서 담대한 여성의 팜 파탈로 극대화 되었다. ‘유디트’는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인물로 이스라엘의 잔다르크 같은 인물이다. 우리나라의 논개를 연상시키는 구국정신이 남다른 여성 영웅이다. 그는 고국을 위해 홀로 페르네스 장군을 유혹해 그의 목을 베었다. 클림트는 구약 성서에 등장한 영웅적인 여걸을, 팜 파탈이라는 파격적인 이미지의 옷을 입혀 거기에 유혹의 에로스가 더해져 피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동시에 죽음의 이미지를 끌어냈다. 죽음보다 깊은 사랑에 대한 치열한 승부를 초월한 듯한 성스러운 자태는 가히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속살을 살짝 감춘듯하면서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의 아름다움에 보는 이는 누구라도 굴복하게 만든다. 거만한 듯 하면서도 신비롭고 유혹적인 모습은 누구라도 당장 사로잡아 버리는 마력과 함께 이런 여성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는 남성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나는 인접 예술장르를 통해 작품의 영감을 많이 받는다. 클림트 또한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주제로 그린 ‘베토벤 프리즈’가 있다. 기회가 된다면 클림트의 ‘유디트’를 뮤지컬화 해보고 싶다. 화려한 황금빛 색채보다 더 화려하고 유혹적인 ‘유디트’를 통해 나는 또 다른 예술적 호흡을 깊게 들이키며 호흡이 가빠졌다. 유희성 Clip> 유희성은? 서울시뮤지컬단장, 뮤지컬의 흥행메이커로 통한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소나기, 오즈의 마법사, 애니 등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배우 트레이닝에 탁월한 능력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며, 불과 2달 만에 빅뱅의 승리를 뮤지컬 배우로 탈바꿈시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진설명> 유디트Ⅰ,1901년, 84x42cm, 벨베데레 미술관, 비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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