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못 하길 바랄 수도 없고….”
‘훈남’ 선수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LG 박용택(30·사진). 그는 부상을 떨치고 돌아온 지난달 25일부터 줄곧 덥수룩한 콧수염과 턱수염을 기르고 있다. 늘 말끔했던 그의 외모를 감안하면 생소한 변신. 복귀 후 열흘이 지난 5일 잠실 두산전 직전에는 머리까지 제법 많이 길었다.
하지만 일부러 기르는 건 아니다. 야구가 너무 잘 돼서 ‘어쩔 수 없이’ 놔둘 뿐. 박용택은 4일까지 8경기에서 타율 5할(34타수 17안타)에 홈런 3개, 11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복귀 이후 LG의 성적은 6승3패. 그는 “처음엔 귀찮아서 그냥 놔뒀는데 이제는 차마 못 깎겠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언제 수염을 밀고 머리카락을 자를 수 있을까. “못 하면 바로 없애겠다”는 대답. 하지만 성적이 떨어지길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박용택은 ‘잠실 라이벌’ 두산과의 어린이날 빅매치에서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우중간 적시 2루타를 터뜨리는 등 5타수 3안타(2루타 2개)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