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부산상무,투혼이아름답다

입력 2009-05-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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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여자프로축구 2009 WK-리그 현대제철과 충남일화의 경기에서 충남일화 골키퍼 위성희(왼쪽에서 두번째)가 공중볼을 펀칭해 내고 있다. 수원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서울시청과 부산상무의 ‘대교눈높이 2009 WK리그’ 5라운드가 벌어진 25일 군산월명종합경기장. 이미연 상무 감독은 팀이 2-3으로 패했지만 지인들로부터 “경기 정말 잘 봤다”는 격려를 받느라 여념이 없었다. 상무는 이날 전반에 3골을 내줬지만 후반에 악착같은 플레이로 2골을 만회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투혼의 후반전

최약체로 평가받던 상무는 리그 초반 수원시시설관리공단을 2-1로 꺾고, 강호 대교와 1-1로 비기는 등 돌풍을 일으켰지만 3,4라운드에서 충남일화, 현대제철에 0-4, 0-5로 무릎을 꿇었다. 이미연 감독은 정신무장과 체력훈련에 중점을 뒀다. 평소와 달리 지난 1주일 간 상무 선수들은 일반 병사들처럼 오전 6시에 기상, 6시 30분에 아침점호를 받았고 하루에 3차례씩 입에서 단내가 나는 체력훈련을 소화했다. 외박, 외출도 일절 금지.

이날도 전반에 상대 전재민, 정세화, 김경신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는 등 시작은 썩 좋지 못했다. 위험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어이없이 골을 내주는 장면도 반복됐다. 하프타임 때 이 감독은 실수가 잦은 골키퍼 김주옥을 호되게 야단치는 한편 “1경기에서 4-5골씩 내줘 여자축구의 이미지를 망치지 마라. 여자축구발전에 해가되는 일은 하지 말자”고 선수들을 다그쳤다.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지니가 1골을 만회했고, 후반 11분 유영아가 얻어낸 프리킥을 이지니가 멋진 오른발 감아차기로 성공시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다.

상무는 계속해서 상대를 몰아쳤고 후반 14분과 23분, 한성혜와 문유진의 찬스가 번번이 골문을 외면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종료 직전. 왼쪽 코너킥에 이어 흘러나온 볼을 반영경이 회심의 왼발 중거리 슛으로 연결했지만 서울시청 골키퍼 안서진이 가까스로 몸을 날려 걷어냈고 그것으로 경기는 끝이었다. 관중들은 패한 상무에 박수를 보냈지만 이 감독은 만족할 수 없다는 표정. 이 감독은 “3골을 내준 뒤 2골을 따라붙은 것은 어느 정도 만족하지만 아직 멀었다. 좋게 말하면 해이해지고 야단치면 그 때서야 정신을 차리는 모습은 분명 문제가 있다. 앞으로 더 개선해야한다”고 일침을 놨다.

군산|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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