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삼성5연패무엇이문제?

입력 2009-06-2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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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도끼가사자‘허리’찍었다
‘야구 명가’ 삼성이 최근 5연패로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다.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더블헤더를 모두 내주면서 올 시즌 팀 최다연패에 빠졌다. 무엇보다 그동안 ‘지키는 야구’를 표방해온 ‘선동열호’였기에 승리의 방정식으로 불린 불펜의 필승카드들이 무너진 것이 뼈아프다.

○5연패 과정이 좋지 않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5연패는 어느 팀이건 당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야구에서 가정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들이어서 충격이 2배다. 그 중 3경기는 중반까지 3점차 이상 리드를 잡다 역전패를 당했다. 과거 5회까지만 앞서면 이기던 지키는 야구가 사라졌다. 연패를 당하더라도 ‘시원하게’ 지면 그 후유증은 크지 않다. 그러나 불펜의 승리 방정식이 연일 무너진 터라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졌다. 특히 4강 경쟁상대인 롯데와 LG에 당해 5연패다. 삼성은 5월 29일 4위로 올라선 뒤 줄곧 그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5연패를 당하면서 7위까지 떨어졌다.

○무리한 승부수, 잘못 꿴 첫단추

연패의 시작은 17일 대구 롯데전. 4회 2사 1·2루에서 권혁을 일찌감치 투입한 것이 화근이었다. 권혁은 8회 무사 2·3루를 만들고 강판될 때까지 무려 3.1이닝 동안 58개의 공을 뿌렸다. 이어 등판한 정현욱은 홍성흔에게 빗맞은 내야땅볼을 내줘 결승점을 헌납하며 1이닝(12구)을 던졌다. 역전을 기대하고 오승환까지 등판해 1이닝을 던졌지만 0-1로 패하고 말았다. 전날 롯데에 10-2 대승을 거둔 터라 여유가 있었지만 과욕이 화를 부르고 말았다.

○꼬이는 실타래 3연속 역전패

한번 꼬인 실타래는 계속 꼬였다. 18일 롯데전은 6-2로 앞서다 6-9로 역전패했다. 19일 잠실 LG전. 4-0 리드를 잡다 또 4-5 역전패. 정현욱은 4-2로 앞선 8회 권혁을 구원등판해 대타 이진영에게 통한의 3점홈런을 맞았다. 오승환은 뒤진 상황에서 허무하게 등판했다.

20일 비로 하루 휴식을 취했지만 21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 또 권혁 정현욱을 쓰고도 5-2로 앞서다 5-6으로 역전패했다. 2차전에서는 1-2로 뒤진 상황에서 피곤한 권혁과 정현욱을 쓸 수 없었다. 그래서 7회 1사만루 위기에서 오승환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주저앉았다.

○반등의 기회는 있나

삼성은 지난해 이맘때도 고비를 맞았다. 6월 17-22일 시즌 처음 5연패에 빠졌고, 6월에 8승15패로 부진했지만 1997년 이후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지난해와는 또 다르다. 타선은 힘이 없고, 마운드는 무너지고 있다. 최근 5연패도 결국 허리에서 버텨줘야할 안지만이 빠지면서 불펜에 균열과 과부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선 감독은 2군에 있는 배영수와 안지만에 대해 “전반기는 어렵다. 결국 전반기까지 4강권과 벌어지지 않고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과연 삼성이 이 위기를 딛고 올해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까.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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