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악풀도 고마워요, 저에 대한 또다른 관심이니까.“ 앳된 마스크 덕분에 여고생 연기자로 이미지가 굳어왔던 강은비는 이번에 드라마에서 그동안의 이미지를 털어버릴 수 있는 미혼모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여고생 이미지는 이제 그만!… 극중 연기위해 실제 미혼모 모임 가입
“‘악플’은 힘들지만, 관심의 표현이라고 생각 할게요.”아직도 강은비(23)를 고등학생으로 보는 시청자들이 많다. 2005년 영화 ‘몽정기 2’로 데뷔한 후 MBC 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등에서 고교생만 주로 맡다보니 당연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녀의 외모도 하얀 아기피부에 아직 젖살이 통통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늘 철없는 여고생인줄만 알았던 그녀가 이제는 마음이 한층 성숙해져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강은비는 KBS 2TV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미혼모 역으로 최근 합류했다. 극중 자신의 아이를 ‘솔약국집’ 넷째아들 미풍(주창욱)에게 맡기고, 노는 것에 빠진 인물이다.
주말 안방극장에 철없는 미혼모로 등장하다보니,시청자들의 원성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녀는 “안티팬이 더 늘 것 같다”고 한편으로 걱정하면서 “미움도 저에 대한 관심이니깐 감사할 뿐이죠”라고 웃는다.
데뷔하자마자 주인공을 줄곧 꿰차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그녀가 이제는 팬들의 따끔한 지적도 너무 고맙다는 것이다.
“한때 관심 밖으로 아예 물러나 있다보니, 오히려 아무 반응이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요. 전에는 악플에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이 오나’하고 투정만 부렸지만, 이제는 그것도 관심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거죠.”
2006년 드라마 2편, 영화 1편을 주인공급으로 동시에 출연하면서도 연기실력이 부족해 힘들었던 과거를 털어놨다.
“연기는 부족한데 예능 프로그램에만 자꾸 나오니 인신공격성 악플과 심한 욕설까지 받았죠. 그런데도 ‘셀카’로 미니 홈피를 꾸미고…, 돌아보니 미움 살 일을 했네요.(웃음)”
이제는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매일 연기 수업을 받으며 공개 오디션에서도 당당히 합격했다. 연기에만 집중하려고 최근 미니홈피도 닫았다.
“여러 가지 연기 공부를 많이 했어요. 최근 국내외 드라마, 영화를 본 것만 100편이 넘어요. 전에는 팬들과의 소통이 내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 팬들 앞에 떳떳한 모습, 연기자로 인정받고 싶어요.”
특히 이번 역을 소화하기 위해 미혼모가 등장하는 여러 작품을 모니터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미혼모 모임에도 가입해 사연을 읽고 대화도 나누었다.
“그분들이 사회적 편견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누구보다 더 이 역을 잘 하고 싶어요. 당당하게 연기해서 조금이나마 미혼모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