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홍성흔‘쏘리쏘리가생큐생큐로’

입력 2009-08-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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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스포츠동아 DB

무서울 정도다. 한 번 돌아가기 시작한 불방망이가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타격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 홍성흔(32) 얘기다.

경기 전 그는 매우 여유로워 보인다. 그라운드든, 덕아웃이든 동료 선수들과 수다를 떠는 것은 기본이다. 상대팀 선수들과도 곧잘 장난을 친다. 훈련이 끝나면 관중석으로 공을 던져주는 등 팬 서비스도 잊지 않는다. 하지만 ‘말랑’한 그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다. 타석에만 들어서면 ‘단단’함으로 무장한 타자로 돌변한다.

홍성흔은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올해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시즌 초 그의 타율은 2할대였다. 그는 “구단에 쏘리, 쏘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홍성흔은 미안함에만 그치지 않았다. 김무관 타격코치의 지도하에 타격 폼을 바꾸는 등 부단히 노력했고, 후반기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오히려 그동안 하지 못했던 2배의 몫까지 해내며 팀 내 중심타자로 우뚝 섰다.

4강행 티켓이 걸려있는 25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홍성흔의 활약은 알찼다. 1회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은 우중간 안타를 때려내며 가볍게 1타점을 올렸다. 이어 2루를 훔쳤고, 가르시아의 우중월 3점홈런 때 홈을 밟았다. 2회에도 득점은 하지 못했지만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출루한 후 또 다시 도루에 성공하는 등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삼성 타자들이 3점차로 빠짝 추격한 7회에는 1사 3루에서 좌전안타로 김주찬을 불러들이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타점을 올렸다.

5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활약. 타율도 무려 0.380으로 끌어올렸다. 이날 팀의 승리를 견인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 두산 김현수에게 양보해야 했던 타격왕 타이틀도 넘볼 수 있게 됐다.


○홍성흔=오늘 중요한 경기였는데 1차전을 이겨서 기분이 좋다. 감독님이 경기 전 “평소처럼 하라”고 말해서 편안하게 치려고 노력했다. 타율이 0.380까지 올라간 건 항상 상황에 맞는 배팅을 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앞으로 만약 번트를 대라고 하면 댈 것이고 팀 4강행을 위한 맞춤 배팅을 하겠다.

대구|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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