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크스깬‘파리아스의믿음론’

입력 2009-08-2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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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파리아스 감독. [상암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천적’ 서울을 꺾고 컵 대회 결승에 오른 포항. 그 뒤에는 세르지오 파리아스(사진) 감독의 ‘조용한 자극’이 있었다. 어지간한 일에도 표정이 바뀌지 않고, 말수가 적어 선수단에서 ‘포커페이스’로 통하는 그는 킥오프(26일)를 앞두고 딱 한 마디 했다. “여러분, 우리만 남들이 없는 이상한 걸 갖고 있어.”

여기서 언급된 ‘이상한 것’은 징크스. 그랬다. 인천-부산-대전은 지긋지긋한 ‘성남 징크스’를 깼지만 정작 포항은 작년까지 이어졌던 ‘성남 천적’ 관계가 올 시즌 막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서울도 고비 때마다 번번이 포항의 발목을 낚아챘다. 특히, 귀네슈 감독이 서울에 부임한 뒤에는 1무5패에 머물러 아쉬움은 더욱 컸다. 실제로 ‘서울 징크스’는 꽤나 신경이 쓰이는 존재였다. 포항 박창현 코치도 “사람인데, 어떻게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전반 스코어 0-1. 하프타임 라커룸의 분위기가 좋을 리 만무했다. 그러나 조용히 선수들 앞으로 다가온 파리아스는 질책 대신 “너희 자신을 믿어야 한다. ‘할 수 있다’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후반전에 임하길 바란다”는 말을 던졌다. 자신감을 되찾은 포항. 후반전 양상은 급변했다. 노병준은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유창현은 2골을 넣어 최종 스코어를 5-2로 뒤집었다.

노병준은 “(파리아스는) 뭔가 특별하다. 딱히 어려운 말은 아닌데도 이상하게 감독님이 말하면 다르게 느껴진다. 특히 ‘자신을 믿으라’는 말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전반이 끝나고 탈의실에 들어가며 우울한 분위기였는데, 파리아스 감독의 말이 끝나자 동료들의 눈빛에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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