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설]선동열이말하는투수발전법세가지

입력 2009-08-31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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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승률7할…칠테면쳐봐라”
“투수는 적어도 타자와 10번 싸우면 7번 이기는 존재다.”

삼성 선동열 감독(사진)은 30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좌완 기대주 차우찬(22)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차우찬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35경기(선발 18경기)에 등판해 6승(2구원승 포함) 8패 1홀드, 방어율 6.52를 기록했다.

8월 16일 대구 KIA전에 마지막으로 선발등판한 뒤 최근 4경기에서는 구원등판. 그런데 매 경기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한다. 선 감독은 “볼넷부터 먼저 내주고 적시타를 맞으면서 대량실점하니 안타깝다”면서 ‘투수가 발전하는 법’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타자와의 승부 10번 중 7번은 이겨

○“투수는 7할 이상 타자를 이기는 존재”-자신감을 가져라

선 감독은 “타자는 10번 쳐서 3번 안타를 치면 좋은 타자라고 하지 않느냐. 7번은 실패해도 좋은 타자라는 얘기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투수는 10번 던져서 3번 실패하면 좋지 않은 투수다. 그런데 좋지 않은 투수도 적어도 7번은 이긴다는 얘기 아니냐”면서 투수는 마운드에 서면 자신감을 가지고 투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 전 삼성타자들의 타격훈련을 지켜보던 선 감독은 기자들에게 “지금 한번 잘 봐라. 치기 좋은 한가운데 배팅볼도 타자들이 모두 안타나 홈런을 만들지는 못한다. 절반 가까이는 범타 코스로 빗맞은 땅볼이나 플라이다. 실전에서 던지는 투수의 투구라면 타자가 안타를 만들기 더욱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은 기량이 떨어지는 투수라도 1군무대에 설 수준의 투수라면 가운데로 던져도 4연타, 5연타를 맞을 확률은 적다는 것이었다. 그는 “볼넷이 중간중간에 끼기 때문에 한 이닝에 대량실점을 하는 것이다. 볼넷을 남발하는 투수는 성장 속도가 그만큼 느릴 수밖에 없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타자와 붙는 투수가 성장도 빠르다”고 덧붙였다.

볼넷 없애고 자신감 있는 피칭해야

○“생각없이 던지면 발전없다”-등판 전에 설계하라

선 감독은 이와 함께 투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존재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만히 보면 투수 중에 아무 생각 없이 마운드에 올라 포수가 사인을 내면 또 아무 생각없이 던지는 투수들이 있다. 그래서는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포수가 사인을 내지만 선발투수든, 불펜투수든 적어도 처음 상대하는 타자와 다음 타자 정도는 어떤 공으로, 어떤 볼배합으로 상대할지 머리에 그리고 마운드에 올라야한다”고 조언했다. 미리 설계하고, 설계대로 던져보고, 설계를 복기해야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볼배합 설계·마인드 컨트롤도 필수

○“지나친 긴장은 독”-마인드 컨트롤을 하라

선 감독은 “적당한 긴장은 필요하지만 지나친 긴장은 독이 된다. 긴장만 잔뜩 한 채 생각없이 공을 던지면 안 된다”면서 긴장감을 적절히 안배하는 힘을 키워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투수라면 누구나 아는 얘기다. 실천하지 못할 뿐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되지 않으면 성장도 더디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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