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채의사커에세이]월드컵본선진출4개국성적표는?

입력 2009-09-05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D’일본‘B’호주‘A’북한‘F’
5일 저녁 8시 서울에서 열리는 한국과 호주의 평가전은, 그로부터 8시간 후 마나마(바레인)에서 벌어질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에 비하면 그 무게감이 떨어진다.

석 달 전에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두 팀의 친선경기와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마지막 희망을 살릴 기회나마 얻게 된 두 팀의 맞대결을 비교하는 건 사실 무리가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이번 호주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치르게 될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있다.

바로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때문이다. FIFA가 1993년 8월부터 각국의 A매치 성적을 토대로 집계해온 이 순위는 논란의 여지는 있었지만 지난 16년 동안 축구강국들의 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지표로 자리 잡았다.

그럼 내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아시아 4개국의 순위는 그 동안 어떻게 변해 왔을까.

○한국: 4년마다 치르는 본고사

처음부터 40위 안팎을 맴돌던 한국은 96년 2월 62위까지 추락한 이후 상승세를 탔다. 때마침 일본과의 월드컵 유치 경쟁과 맞불려 한국의 순위는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고, 공동 개최가 확정되고 프랑스월드컵 예선에서 대표팀이 승승장구하면서 20위권에 진입했다.

그러나 98년 12월 17위를 기록한 이후 한국은 내리막길을 걸었고, 한 때 50위 밖으로 밀려났다가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며 20위권에 복귀했다. 그 후 4년 동안 꾸준히 30위 안에 들던 한국은 독일월드컵 직후 순위계산 방식이 바뀌면서 56위로 내려앉았고, 지금까지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꾸준한 내신 관리

축구 실력은 몰라도 세계 랭킹만큼은 언제나 일본이 한국보다 한 수 위였다. 라이벌 한국과 평행선을 달리던 일본은 95년 초 30위권에 진입했고, 98년 2월에는 9위에 오르기도 했다.

프랑스월드컵을 통해 세계무대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일본은 서서히 추락하다가 2000년 2월 62위까지 처졌다. 일본은 한일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덕분에 다시 30위 안에 들었고, 아시안컵 우승 직후인 2004년 8월부터 독일월드컵까지 20위권을 유지했다. 일본은 지난 5년 동안 단 한 번도 한국에 따라잡힌 적이 없다.

○호주: 성공적인 편입 시도

축구계의 변방 오세아니아의 맹주였던 호주가 아시아로 활동무대를 옮긴 것은 더 이상 대륙간 플레이오프의 희생양이 되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지만, 부수적인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2000년 6월 92위까지 곤두박질 쳤던 호주는 2005년 아시아축구연맹에 가입한 이후 50위권에 진입했고, 한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독일월드컵에서 선전하면서 33위로 올라섰다.

이후 잠시 주춤하는 듯 했던 호주는 남아공월드컵 예선에서 단독질주하면서 지난 연말부터 아시아 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최근 발표된 이달 순위에서는 세계 14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북한: 꼴찌의 반란?

98년 11월 181위까지 내려앉았던 북한의 16년 평균 랭킹은 122위에 불과하다.

북한은 남아공월드컵 예선을 통과하면서 오랜 만에 100위 안에 들어왔지만 ‘아웃사이더’ 딱지를 떼기엔 아직 이른 것 같다. 앞으로 본선까지 남은 기간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더 이상 치고 올라갈 기회가 북한에겐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66년의 기적을 다시 한 번 일으킨다면 내년 이맘 때 쯤에는 세계 랭킹에서 한국을 앞지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FIFA.COM 에디터

2002 월드컵 때 서울월드컵 경기장 관중안내를 맡으면서 시작된 축구와의 인연. 이후 인터넷에서 축구기사를 쓰며 축구를 종교처럼 믿고 있다.국제축구의 흐름을 꿰뚫고 싶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