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형님굴욕’이KIA천하일궜다

입력 2009-09-2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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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스포츠동아 DB

이종범“개인보다팀”…대주자·대수비마다않아
‘대주자 이종범’, ‘대수비 이종범’. 올해 광주에서 자주 들린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방송. 타이거즈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팀의 중심에 섰던 이종범. 그러나 과거 영광과 자존심을 내세우기보다는 오롯이 팀을 위해 모든 걸 걸었고, 12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맛봤다.

이종범은 1993년 데뷔했다. 그 해 한국시리즈 MVP. 1994년 시즌 84도루와 함께 타율 0.393, 196안타의 경이적인 활약을 펼쳤다. 1997년 한국시리즈 MVP 수상 후 1998년 야수로는 1963년 백인천 이후 35년 만에 일본에 진출했다. 이처럼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만큼 수많은 기록으로 역사를 함께 한 대타자지만 올해는 대수비, 대주자를 마다하지 않고 온 몸을 던졌다.

KIA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확정 직후 이종범은 “앞으로 운동을 얼마동안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올해가 개인적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며 “다시 오지 않을 이번 기회에 젊은 선수들을 잘 다독여 꼭 타이거즈의 열 번째 우승을 이룩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종범은 1993년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꺼번에 누렸고 1996년과 1997년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올해 KIA는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했다. 지금 KIA에 남아있는 마지막 우승 멤버는 이종범과 함께 김종국(36), 이대진(35), 장성호(32) 등 4명뿐이다.

1970년생으로 올해 우리 나이로 40대에 접어든 이종범. 개인성적보다는 철저한 팀배팅으로 팀을 하나로 이끌어왔다. 24일까지 이종범은 전체 8위인 12개의 희생타를 기록했다. 희생플라이도 전체 7위인 6개. 플래툰시스템 때문에 많이 타석에 서지 못한 사실을 고려하면 철저히 팀을 먼저 생각한 배팅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종범은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수단이 혼연일체가 돼 페넌트레이스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후반기 연승을 달릴 때 체력 저하로 컨디션 난조를 보였는데 후배들이 잘해줘 정말 대견스럽다”며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군산|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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