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프로야구 기아타이거즈 대 히어로즈 경기가 군산 월명야구장에서 열렸다. 5-0 승리를 거두며 패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한 기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군산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한국야구선수권대회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아우르는 명칭이고, 그래서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진정한 한 시즌의 챔피언이 된다.
실제 대회요강 ‘순위’에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1위, 준우승팀이 2위, 그 아래로는 페넌트레이스 승률 순으로 한다고 돼 있다.
2008년 초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행한 대회요강에는 ‘페넌트레이스 1위’라는 표현만 있지 ‘페넌트레이스 우승’이란 용어는 없었다.
그러나 ‘타이틀 하나를 더 만드는 게 낫겠다’는 각 구단의 이해관계가 들어맞아 단장회의에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이란 단어를 쓰기로 담합했다.
그래서 2007년 ‘페넌트레이스 1위’라고 적힌 트로피를 받았던 SK는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우승’이라고 적힌 트로피를 받았다.
대회요강을 바꿀 수 있는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그보다 급이 낮은 단장회의에서 이처럼 결정하자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비난 여론에 직면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은 지난해 말 이사회 결의를 통해 올 대회요강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이란 단어를 삽입했다.
이에 따라 올 시즌부터 ‘페넌트레이스 우승’이란 표현도 합법적인 용어가 됐다.
그러나 이로 인해 단일대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 등 서로 다른 2개의 우승팀이 존재하게 됐다.
3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프로야구가 구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전통을 버리고 ‘위법을 합법화’한 것은 아닌지 아쉬울 따름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