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2009백제마라톤]공주서…서울서…푸른가을맘껏달렸다

입력 2009-10-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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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복을 입은 채 백제마라톤 하프코스를 완주한 태권 청년들이 출발을 앞두고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홍석주, 웨슬리 에런, 허은행 씨. 공주|김재명 동아일보기자 base@donga.com

“태권도알리려이악물고뛰어”
하프코스 완주 홍석주-에런-허은행 씨

“즐겁게 달리며 태권도를 알리니 일석이조죠.”

마라톤을 할 때는 간편한 복장을 하는 게 기본. 하지만 이날 참가자 중에는 태권도복을 입고 하프코스에 출전한 청년 3명이 눈에 띄었다.

공주시에서 태권도 도장 ‘US(Unify Spirit) 태권도’를 운영하고 있는 허은행(29) 씨와 이 도장에 다니고 있는 홍석주(27), 웨슬리 에런(28) 씨.

허 씨는 1시간59분10초, 홍 씨는 2시간11분37초, 애론 씨는 2시간30분17초로 완주에 성공했다. 대학에서 태권도를 전공한 허 씨는 이 대회 하프코스에만 5번째 참가하는 마라톤 베테랑이다.

허 씨는 “이전에는 마라톤 유니폼을 입고 뛰었는데 도복을 입고 뛰니 너무 힘들었다. 기록도 평소보다 15분 정도 뒤졌다. 하지만 공주 토박이로서 이 곳 최대 축제인 백제마라톤에서 태권도를 알리고 싶어 이를 악물고 뛰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학군장교(ROTC)로 전역한 홍 씨는 청와대 경호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태권도와 마라톤 모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도복 레이스’에 나섰다. 홍 씨는 평소 달리기를 즐겼지만 공식 대회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2월 영어 강사를 하기 위해 한국에 온 에런 씨는 올 4월부터 이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웠다. 최근 태권도를 하다 오른 발목을 접질려 뛰기 전부터 절뚝거렸던 그는 레이스 도중 왼쪽 허벅지에 경련이 생기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완주를 해 박수를 받았다.

에런 씨는 “태권도 선생님(허 씨)이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마라톤은 처음이지만 힘들고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에런 씨는 “내년 2월에 잠시 미국에 돌아가 가족을 만난 뒤 다시 한국에 올 예정이다. 태권도와 마라톤 모두 매력 있다. 내년 대회 때도 도복을 입고 함께 뛰고 싶다”고 말했다.

공주|이승건 동아일보 기자 wh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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