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스타플러스] 역시 큰형님…세번째 ‘KS MVP’ 도전

입력 2009-10-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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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스포츠동아DB

KS 1차전 MVP 이 종 범
‘야구천재’ 이종범(39·사진)이 사상 초유의 한국시리즈 3번째 MVP 사냥에 나섰다.

신인이던 1993년과 해태가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1997년 두 차례 MVP가 됐던 이종범은 16일 1차전에서 결승타 포함해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1-2로 뒤진 6회 2사 만루서 2타점 역전타를 쳤고 다시 3-3 동점이던 8회 1사 2·3루서 우익수 앞에 결승타를 터뜨렸다.

플레이오프에서 2패 뒤 3연승을 거두고 분위기 좋게 광주에 온 SK는 이종범에게 무너졌고 먼저 1승을 올린 KIA는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청신호를 밝혔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이종범은 “한국시리즈 우승은 하늘이 정한다. 우리는 한마음으로 뭉쳐 최선을 다하면 된다. 혼자 하는 게 아니다. 함께 하는 게 타이거즈의 야구다”라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그리고 1차전에서 팀의 정신적 지주답게 후배들에게 값진 1승을 안겨주었다.

2007년 연봉 5억원에서 지난해 2억원으로 삭감되는 아픔을 딛고 이종범이 선수로 계속 뛰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한국시리즈 10번째 우승이라는 큰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후배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았지만 타격폼을 바꾸고 123경기에 출전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이끄는 기쁨을 맛봤다.

프로야구 역사에 ‘야구천재’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선수는 이종범밖에 없다. 투수를 빼고 전 포지션을 소화했을 정도로 타고난 센스를 갖고 있었고 전성기 그가 보여준 타격과 환상적인 수비, 폭발적인 베이스러닝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그는 아직 야구천재로 불릴 자격이 있다. 특히 12년 만에 치르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보여준 타격은 상대의 수를 읽어내는 전성기 모습 그대로였다.

이종범과 장성호를 제외하고 한국시리즈 경험이 처음인 KIA 선수들에게 1차전 승리는 큰 자신감으로 연결됐다. 무엇보다도 팀의 정신적 리더인 이종범이 2번이나 역전타를 쳤다는 점이 팀 분위기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한국시리즈 9번 도전에 9번 우승을 차지한 타이거즈의 불패신화가 이번 시리즈에서도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사상 처음으로 이종범이 한국시리즈 3번째 MVP가 될 가능성도 있다. 투수 김용수와 정민태도 2차례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지만 타자로는 이종범이 유일하다.

여러모로 ‘야구천재’ 이종범의 불꽃투혼이 빛난 1차전이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KIA 이종범=3회까지는 타자들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볼넷을 골라 나가고 연결고리를 만들어줘서 잘 치고 나간 것 같다. 1차전을 통해서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었던 어린 선수들이 어떻게 해야 이긴다는 걸 알게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순하게 야구 하면 안 되고 거칠게 해야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후배들에게 강조하려고 한다. 포스트시즌 MVP는 12년 만인 것 같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이런 날을 위해 내가 열심히 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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