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칼끝 홍보’…그럼, 소속사는 뭘 합니까?

입력 2009-1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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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희의 팬클럽이 환희를 응원하기 위해 만든 앨범소개 자료와 편지.

“할일 빼앗겨 당황…권력화 우려”
‘팬덤이 진화할수록 소속사의 고민도 커진다?’ 팬들이 언론을 상대로 직접 홍보를 하고 거액을 들여 체계적인 홍보활동에 나서는 등 팬덤이 변하는 것이 스타들의 소속사엔 어떻게 보일까. 일면 자신들의 할 일을 팬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도와주기 때문에 반가울 것 같지만, 마냥 기뻐하진 못하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언론사와 관계를 이어온 언론홍보 담당자들이나 매니저들은 팬들의 ‘왕성한’ 홍보활동에 머쓱해지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A사 관계자는 “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홍보에 도움을 주면 언뜻 아티스트나 회사 입장에서는 참 좋은 일이겠다 싶지만, 어떤 경우에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면서 “특히 CD까지 언론사에 직접 돌리니까 마치 우리가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처럼 비쳐 당황이 된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팬들이 아티스트에 애정을 갖고 여러 일을 해주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안 한다고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거세게 항의하거나 집단행동을 하는 일도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팬들이 팬덤을 순수하게 발현하지 않고 권력화하거나 다른 팬덤과 세력 경쟁을 벌이는 부작용을 지적하기도 한다. 일부 연예 관계자는 팬덤이 권력화 돼가는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한 음반기획사 간부는 “일부 팬들은 조직적으로 또 막무가내로 ‘이래라저래라’ 요구할때가 있다”면서 “스타에 대한 애정은 너무 감사하지만, 이따금 스타를 위한 것인지, 세력을 과시하고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한 것인지 모를 때가 있다”고 밝혔다.

김원겸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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