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헉헉… 지옥훈련이 사자잡네”

입력 2009-1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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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스포츠동아 DB

“오늘은 또 누가 쓰러졌다고?”

그야말로 ‘오키나와 유격대’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훈련을 하는 삼성 선수들이 연일 곡소리를 내고 있다. 예년에도 훈련량을 높이 잡았던 선동열 감독이지만 올해는 더 혹독하게 몰아붙이고 있다.

9일 오전훈련을 하다 신인 포수 정민우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오키나와의 기온은 섭씨 27도. 여름에 타다 남은 태양은 아직도 뜨겁다. 며칠 전에도 신인투수 임익현 김재우 등이 무더위 속에 엄청난 훈련량을 견디지 못하고 졸도(?)해 요양을 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도 헉헉거리는데 신인들이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오전 7시30분 산책을 시작으로 오후 5시30분까지 쉴 새 없는 스케줄. 예년에는 그나마 청백전이 있는 날엔 경기 후 쉬었지만 올해는 특별타격훈련, 특별수비훈련이 이어졌다. 상무에서 제대해 2년 만에 복귀한 포수 이정식이 “삼성이 왜 이렇게 변했냐?”며 울부짖을 정도.

피도 눈물도 없이 지옥훈련을 지휘해온 선동열 사령관은 선수들이 하나둘 픽픽 쓰러지자 급기야 9일 “훈련 중단”을 지시했다. 그리고는 선수들을 모아놓고 “힘든 거 안다. 절반까지 왔으니까 앞으로는 훈련량을 조절해 줄 테니 더 열심히 하자”며 독려했다.

11일 휴식일이 예정돼 있지만 9일과 10일은 오후훈련을 생략하기로 했다. 유격대원(선수)들은 만세를 불렀고, 조교(코치)들조차 돌아서서 몰래 박수를 쳤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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