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골프공 ‘성능 재생’ 믿었다간 ‘큰코’

입력 2009-11-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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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떤 골프공을 쓰고 있습니까?

고가의 골프장비에 비해 몇 만 원하는 골프공은 상대적으로 싸 보인다. 그러나 골프공 한 개에 자장면 한 그릇 값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라운드 한번에 3∼4개의 골프공을 사용한다. 자장면에 탕수육까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비용이다.

비용 부담 때문에 골퍼들 사이에선 재생된 공을 사용하는 예가 적지 않다. 버려진 공이나 제조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한 공을 싸게 구입한다. 가격은 개당 500원∼2000원 사이로 새 제품의 5분1∼10분의1 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10월 26일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은 폐기 직전의 골프공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뒤 재가공해 다시 유명상표를 달아 비싼 값에 판매한 공급업체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재사용이 불가능할 정도의 골프공을 개당 250∼400원에 구입한 뒤, 흰색 페인트로 도색하는 등 자체 가공 처리한 후 유명 상표를 달아 700∼1050원에 인터넷 쇼핑몰과 할인마트 등에서 판매한 혐의다.

이렇게 판매되는 골프공은 ‘리피니시 골프공’이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됐다. 성능 면에서 수명이 다 된 제품을 마치 정상품과 전혀 성능의 차이가 없다는 식으로 광고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골프공은 시중에서 1박스(12개 들이)에 2만5000원 안팎에 팔렸다. 폐기 직전의 골프공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골퍼들은 단순히 제조 과정에서 불량이 생겨 정상 판매가 어려운 ‘리피니시’ 골프공으로 오인해 비싼 값에 구입해온 것이다.

국내 골프공 판매율 1위인 아쿠쉬네트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골프볼의 성능은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24℃를 유지할 때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반면, 재생된 골프공의 경우 오랜 시간 동안 물속에 잠겨있거나, 햇빛 등에 노출되어 있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외피가 벗겨지거나, 내부 코어에 물이 스며들어 제 성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주영로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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