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박사 서효석의 건강 365] 반주하는 당신 ‘고혈압 위험군’

입력 2009-12-09 1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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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지면 ‘아 열 받아 혈압 오른다’고 한다. 그러면 곁에서 ‘야, 야 열 내지 마라’고 충고 하는데 사실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자기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자율신경은 교감(交感)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는데, 안색이 빨개지거나 반대로 하얘지는 데는 이 두 신경이 작용하는 것이다.

사람이 부끄럽다고 느끼거나 할 때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부교감신경이 작용해서 혈관이 확장되고 혈류량이 증가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반대로 공포를 느낄 때 얼굴이 하얘지는 것은 교감신경이 작용해서 혈관을 수축하고 혈류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통상 120~129/80~84를 정상 혈압, 140/90 이상을 고혈압으로 본다.

콩팥이 좋지 않아서 오는 신성 고혈압과 호르몬 기능에 이상이 있는 내분비 고혈압 그리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으로 나뉜다.

고혈압 환자의 90% 이상은 본태성이며 중풍으로 쓰러지는 사람의 또한 대부분 본태성 고혈압 환자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어른들이 충격적 이야기를 듣고 뒷목을 감싸며 쓰러지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혈압 때문에 쓰러진다는 것인데, 고혈압은 뒷목이 당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 뚜렷한 증세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날 때 머리가 무겁다거나, 어깨가 자주 아프고 수시로 눈이 충혈되거나 높은 곳을 오를 때 숨이 차다든지 하면 고혈압의 전조 증상으로 볼 수 있다.

고혈압은 보통 남성의 질병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술과 담배를 많이 하고 소위 ‘열 낸다’고 하는 외향적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선입견이 생긴 것 같다. 실제로는 여성에게도 고혈압이 많이 나타난다. 특히 여성은 임신과 폐경으로 인한 고혈압의 위험이 높다.

고혈압은 완치가 없고 조절해야 한다.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도록 해서 긴장이나 흥분을 피한다. 충분한 휴식으로 정신적, 육체적 피로의 누적이나 급격한 감정적 변화를 피한다. 적절한 운동을 한다. 급격한 환경변화를 피해야한다.(뜨거운 목욕, 사우나, 추운 밤의 돌연한 외출은 급격한 온도변화에 의해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삼간다.)

표준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평소에 신경 써야 하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술과 담배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술은 한 번 폭음하고 나면 최소 사흘은 쉬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계산하면 술을 마실 수 있는 연간 적정 일수는 90일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술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술은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폭음’도 좋지 않지만 더 안 좋은 것은 매일 마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식사 때마다 반주로 매일 소주를 2잔 정도 꾸준히 마신다면 고혈압이 될 위험성은 훨씬 높아진다.

만일 길을 가다가 내 앞에 칼을 든 강도가 나타났다고 하자. 백이면 백, 예외 없이 두려움을 느끼며 얼른 피할 것이다. 그러나 정작 내 몸 안에 있는 ‘고혈압’이라고 하는 ‘소리 없는 살인자’에 대해서는 무심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당장 오늘부터 술을 줄이고 담배를 끊어라.

편강한의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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