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수상이라 그런지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두산 유격수 손시헌이 4년만에 다시 골든글러브를 받은 뒤 밝은 표정으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올해 골든글러브는 유격수 부문이 가장 치열했다. 군 제대 후에도 두산의 내야를 단단히 지킨 손시헌과 홈런수나 타점에서 앞서는 히어로즈 강정호의 2파전. 손시헌은 식장에 들어서자마자 수상이 유력한 강정호에게 축하인사부터 건넸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는 유효표 341표 중 159표를 얻어 2005년에 이어 두 번째로 황금장갑을 손에 쥐었다. 강정호와는 37표차였다.
손시헌은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히고는 “그런데 (이)범호도 참 야속하다”고 갑자기 이범호에게 화살을 날렸다. 사연인즉 이랬다. 이날 유격수 부문 시상자로 나선 이범호는 같은 헬스장에 다니는 손시헌에게 만약 상을 받게 되면 무대 위에서 사인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범호는 무대에 올라가자마자 그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사인이 없자 손시헌은 체념할 수밖에. 그는 “(이)범호가 사인을 안 줘서 수상을 못하는 줄 알았더니 갑자기 이름을 부르더라”며 “끝나고 들어오면서 ‘형 봤어?’라며 얘기하는데 어이가 없었다. 무슨 사인을 보냈냐고 추궁했더니 결국 ‘사실은 못 했다’고 시인했다”고 밝혔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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