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주영 논스톱 축포

입력 2009-12-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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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스포츠동아DB]

3경기 연속 골맛…시즌 6호
특유의 몰아치기 ‘킬러본색’


5년 전 이맘 때, ‘박주영 신드롬’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당시 약관의 박주영은 200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선수권 6경기에서 6골을 폭발시키며 팀 우승과 득점왕, MVP까지 싹쓸이했다. 2005년 초 카타르 8개국 초청대회에서도 9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특급 스타로 급부상했다.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로 각인된 시기였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새로운 스타에 목말라했던 한국축구에 충격파를 던진 박주영의 인기는 월드컵 스타들을 능가했다.

프로에서도 그의 몰아치기는 멈추지 않았다. 데뷔 첫해인 2005시즌 리그 컵대회에서 4경기 연속 골(5골)을 터뜨리며 인기는 절정에 다다랐다. K리그에서 2경기 연속 골은 모두 6번. 대표팀에서도 연속 골 행진을 빼놓을 수 없다. A매치 데뷔골인 2005년 6월3일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벡전 이후 쿠웨이트전에서도 골맛을 봤고, 올해 파라과이 및 호주와의 평가전에서도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허정무호의 확실한 골잡이로 자리매김했다.

연속 골 행진은 프랑스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박주영(AS모나코)은 24일 오전(한국시간) 2009∼2010 정규리그 19라운드 르망과 원정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4분 동점골을 넣어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17일 스타드 렌과 홈경기(1-0 승) 결승골, 21일 올림피크 리옹과 홈경기(1-1 무승부) 동점골에 이어 3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6호골(2도움). 지난 시즌 총 득점(5골)을 넘박주영. [스포츠동아DB]어서는 가파른 상승세다. 아울러 르망과 맞대결에서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르망 킬러’로도 자리매김했다.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레이스를 펼치는 자신의 강점이 프랑스에서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경기에 앞서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자기관리와 한 박자 빠른 슈팅 타이밍, 강한 체력,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결코 피하지 않는 승부근성 등이 지난해보다 좋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특히 허정무 감독은 박주영의 몸싸움을 칭찬했다. 허 감독은 “주영이는 약점으로 지적됐던 몸싸움이 많이 좋아졌고, 골대 앞에서 득점을 위한 움직임이 눈에 띄게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유럽축구의 흐름을 정확히 꿰뚫고 적응에 성공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그의 성장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박주영의 몰아치기를 감안하면 유럽 진출 2년 만에 두 자릿수 득점도 무난할 전망이다. 남은 20경기에서 4골만 더 넣으면 기록을 달성한다. 두 자릿수 골은 골잡이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할 수 있는 수치다. 역대 유럽에 진출한 한국선수 중 정규리그서 두 자릿수를 기록한 선수는 차범근이 유일하다. 차범근은 1979∼1980시즌 프랑크푸르트에서 12골을 기록한 뒤 6차례나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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