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이택근 집 떠나니 개고생

입력 2009-1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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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승인 보류로 갈 곳을 잃은 이택근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재활훈련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KBO 승인 보류에 갈곳 잃어 마음고생
히어로즈선 짐 정리…훈련 중단 몸고생
“1분1초가 아까운데…” 열흘째 발동동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트레이드 승인 보류로 갈 곳을 잃은 히어로즈 이택근(29)이 마음고생에 몸고생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택근은 10월 26일 오른쪽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이후 내년 시즌을 제대로 치르기 위해 재활에 전념해왔지만 ‘트레이드 미아’가 되면서 훈련에 차질을 빚고 있다.

수술 직후 히어로즈 이지풍 트레이너는 “개인의 신체적 능력과 의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소 3개월의 재활이 필요한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시즌 개막까지는 시간이 꽤 남아있었지만 스프링캠프를 고려하면 재활훈련 스케줄 역시 하루가 아쉬울 정도로 빠듯했다.

이택근은 내년 1월 중순 해외 스프링캠프에 정상적으로 참가하기 위해 10월 31일 퇴원 후 단 이틀 만에 목동구장에 나타났다.

10월 말 수술부터 1월 중순 스프링캠프까지 두 달 남짓한 시간만 남았기 때문에 매일 목동구장으로 출근해 재활에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LG와의 트레이드 합의 소식이 알려진 18일 이택근은 곧장 히어로즈와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목동구장 클럽하우스에서 짐을 모두 정리했다. 트레이드는 구단의 권리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던 것이고, 옮겨갈 LG에서 재활훈련을 재개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KBO의 승인 유보로 갈 곳을 잃은 상태가 됐다. 사실상 팀을 떠난 처지라 다시 목동구장에서 훈련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이택근은 히어로즈와 LG, 그리고 KBO의 입장이 모두 다른 형편이라 트레이드에 대해서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함께 이적설에 휘말린 팀 후배 장원삼과 이현승이 모두 이택근을 먼저 걱정할 정도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하다. 여기에 재활을 위해 일분일초가 아쉬운 상황에서 어느새 열흘 가까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트레이드가 주는 정신적 압박감에다 재활훈련까지 중단돼 자칫 내년 시즌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보인다. 이택근은 “하루하루 시간이 아깝다. 재활훈련을 열심히 해도 정상적인 스프링캠프 참가를 장담할 수 없는데…”라고 안타까워하며 한시 바삐 트레이드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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