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전훈 OUT? 뿔난 김성근 감독…왜?

입력 2009-12-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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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에이스 재활 박차를!”…야신의 채찍
“김광현? 지금으로서는 안 데려갈 확률이 80%%야.”

SK 김성근 감독의 2010시즌 목표는 확고하다. 한국시리즈 우승 탈환과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아시아시리즈 제패다.

그 선결조건으로 재활 선수들의 회복을 첫손에 꼽았다. 실제 SK는 대형 트레이드나 특급신인 영입, 용병 교체 없이 새해를 맞는다. 재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고, 그 중추는 당연히 에이스 김광현(21)이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김 감독이 흘리는 주파수가 미묘하다. “김광현 없이도 잘 해오지 않았는가?” 당초 논산훈련소에서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퇴소하면 바로 오키나와 재활캠프 합류가 예상됐는데 최종 결재권자인 김 감독이 상황을 마뜩찮게 보고 있는 셈이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오키나와 재활캠프고, 고지 스프링캠프고 다 제외시키고 문학에 남겨둘 생각까지 있다”란 발언까지 했다.

예의바르고 눈치 빠른 김광현이 김 감독의 역린을 건드렸을까. 김 감독은 콕 집어 지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무언’을 읽어야 ‘김성근 코드’를 맞출 수 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SK가 연패에 빠지면 김 감독은 훈련시간을 앞당긴다. 그러면 전 선수단이 늦지 않고 나타난다. 그러나 김 감독은 화를 낸다. “12시에 나오라고 12시에 오는가?” 향상심, 투쟁심, 분한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수동적 자세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이 코드를 못 읽으면 김 감독이 어려워진다. 이제 4년째, SK 선수들은 성향을 체득하고 있다. 자율훈련을 시켜도 전원 다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김성근 코드’를 가장 잘 읽는 박경완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마치고 귀국 후-김 감독이 휴식을 줬지만-바로 부산까지 내려가 선수단에 합류했다. 김 감독이 흐뭇해했음은 물론이다.

즉, 김 감독이 요구하는 것은 자발적 몸부림인 것이다. 이 맥락에서 김 감독의 김광현에 대한 냉소적 발언은 ‘김광현의 부활을 그만큼 고대한다’는 역설적 해석으로 귀결될 수 있다.

김 감독이 “SK 야구의 자부심은 특정선수 한명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는 것도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양수겸장의 포석이기도 하다. 김광현의 악착같은 재활을 촉구하면서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경각심을 준다. 그 메시지는 간결하다. ‘예외는 없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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