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 수 있다 ‘WBC 영광의 비화’

입력 2009-12-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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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기축년 한국스포츠의 최대 성취 가운데 하나는 야구대표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이다. 사상 최약체 대표팀이라는 우려 속에 출범했지만 ‘위대한 도전’은 빛나는 여정으로 마무리됐다. 알려지지 않은 WBC 영광의 비화를 2009년의 마지막 날 재조명한다.


○일본전 선발로 봉중근을 낙점한 비화

일본이 나를 몰랐다… 봉중근, 일본전 선발 왜?


양상문 대표팀 투수코치는 일본전 리턴매치를 앞두고 우연히 일본어판 WBC 선수소개 자료를 입수했다. 무심코 들춰보던 중 봉중근은 아예 사진조차 없는 것을 알았다. 이는 곧 김광현에 비해 일본의 관심이 희미했다는 간접 증거일 터. 때마침 패기 넘치는 봉중근은 선발을 자원하고 있었다. 실제 일본은 ‘시험범위 바깥 과제’였던 봉중근을 끝까지 뚫지 못했다.


○김성근-김인식 우정에 유탄 맞은 김광현?

김성근 감독님 빚 대신 갚느라… 김광현, 이유 있는 부진?


SK 김성근 감독은 WBC 사령탑에 김인식 감독이 낙점된 현실을 두고 “평생의 빚을 진 기분”이라고 했다. 그 애틋함이 커질수록 보답은 전폭적 지원이라고 규정했다. 그래서 SK 대표선수들을 더 호되게 단련시켰다.

그러나 그 선한 의도와 무관하게 SK 투수들(특히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 김광현)은 페이스가 떨어진 상태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광현의 침체는 시즌 개막까지 이어졌다.

게다가 한화는 최하위로 추락해 김성근 감독의 마음을 더 무겁게 했다. 시즌 종료 후 김인식 감독의 사임이 발표되자 “나 때문에 잘린 것 같다”고 아파했다. 그 빚갚음일까. 김성근 감독은 김인식 감독이 수상한 연말 시상식에 전부 참석해 꽃다발을 건네주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이 광고모델을 고사한 숨은 사연

의리 지키려고 CF 거절했지… 김인식, 그 광고는 못찍어?


WBC 이후 ‘위대한 도전’은 시대적 구호로 떴다. 전국의 한화 빌딩에 김 감독 사진이 걸렸고 CF가 방영됐다. 그런데 당시 김 감독을 원한 CF 목록 중 SK텔레콤도 있었다는 전언. 그러나 김 감독은 이 제의를 고사했다. 이유는 두 가지였는데 한화의 녹을 받는 신분이어서 의리를 지켰고, 또 김성근 감독을 염두에 두고 도의를 지킨 것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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