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풋볼 없인 못살아”

입력 2010-0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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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슈거 등 5개 ‘볼’ 최강전 열려

중계권 1475억…입장권 전석 매진

1월 한달 경제효과 1조4천억 달해

출전권 문제에도 최고의 인기 누려


미국의 새해는 대학풋볼로 시작된다. 12월 말부터 1월8일(한국시간)까지 대학 볼(Bowl)게임의 연속이다. 연말연시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풋볼 중계다. 미국인들이 풋볼에 얼마나 열광하는지를 알 수 있다. ‘풋볼을 모르면 미국을 알지 못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대학풋볼의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볼게임은 내셔널챔피언결정전을 포함해 총 35경기가 벌어진다. NCAA(미대학체육협의회) 디비전 I-A에 속한 120개교 가운데 70개 학교가 볼게임에 출전한다. 볼게임에 출전하려면 승률 5할 이상이 돼야 한다. 대학풋볼의 정규시즌은 12경기고 콘퍼런스 챔피언십을 펼칠 경우는 13경기를 치른다.


○BCS 볼(Bowl Championship Series)의 문제

BCS볼은 볼의 최고 경기다. 패서데나 로즈볼, 루이지애나 슈거볼(1월 2일), 마이애미 오렌지볼, 피닉스 피에스터볼(1월6일), 내셔널챔피언십(1월8일) 등 5개의 볼이 BCS 볼이다. 내셔널챔피언은 4년마다 벌어지며 올해는 로즈볼 구장에서 거행된다. 해마다 BCS볼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자동출전 콘퍼런스와 내셔널챔피언 선정 방식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지난 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현 BCS볼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고 했을까.

1일자 LA 타임스에는 사설과 오피니언코너에 BCS 볼과 관련된 2개의 기사가 게재돼 있다. 사설은 스포츠인 BCS 볼에 정치인이 나서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고, 오피니언은 BCS볼로 상징되는 대학풋볼에 재정이 취약한 주립대학들이 너무 많은 예산을 투자한다는 문제점이다. 현재 텍사스 연방하원 조 바튼 의원은 플레이오프를 도입해야 한다는 법안을 상정했다. 텍사스의 풋볼열기는 미국에서도 최고다.


○BCS볼 자동출전 콘퍼런스

대학풋볼은 학교마다 기량 차이가 크고, 콘퍼런스별로도 우열이 심한 편이다. NCAA I-A 에는 12개의 콘퍼런스가 있다. BCS 제도는 1999년에 도입됐다. 종전의 볼 시스템으로는 전국랭킹 1,2위팀의 맞대결이 이뤄지지 않아 진정한 내셔널챔피언을 고를 수 없어 이를 시정하기 위해서 도입했다. 그러나 완벽한 제도는 없는 법. BCS 역시 자동출전 콘퍼런스와 무패팀들이 여럿 있을 때 문제점이 드러난다.

현재 BCS 볼에 자동으로 출전하는 학교는 전통적으로 풋볼이 강한 SEC(southeastern conference), ACC(atlantic coast conference), 빅12, 퍼시픽10, 빅10, 빅이스트 등 6개 콘퍼런스의 우승 팀들이다. 그밖의 콘퍼런스가 출전하려면 랭킹이 10위내에 올라 있어야 된다. 콘퍼런스에서 우승을 하더라도 자동출전이 아니다. 노터데임 대학에게는 예외규정을 적용한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전국랭킹 8위내에 랭크돼 있으면 BCS볼에 자동출전권을 얻게 된다. 아울러 콘퍼런스에서는 2개 이상의 대학이 BCS볼에 출전할 수 없다.

올해의 경우 로즈볼(팩10-빅10 챔피언)은 오리건-오하이오 스테이트, 슈거볼(SEC 챔프) 플로리다-신시내티, 오렌지볼(ACC 챔프) 조지아텍-아이오와, 피에스터볼(빅12 챔프) 텍사스 크리스찬-보이즈 스테이트, 내셔널챔피언은 SEC앨라배마-빅 12텍사스 대학으로 결정됐다. 2일 막을 내린 로즈볼은 빅10의 오하이오 스테이트가 팩10의 오리건을 26-17로 눌렀다. 슈거볼에서는 SEC 플로리다가 빅이스트의 신시내티를 51-24로 완파했다.


○왜 BCS볼인가

BCS 볼의 방송중계권료를 보면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스포츠전문 케이블 방송사인 ESPN은 2008년 11월 2010년 내셔널챔피언결정전과 나머지 BCS볼의 4년(2011∼2014) 중계권을 확보했다. 로즈볼은 별개다. ESPN이 BCS측에 해마다 내는 중계권료가 1억2500만달러(1475억원)다. 종전 중계권을 갖고 있던 FOX-TV는 4년 4억500만달러를 제시했다가 ESPN에게 빼앗겼다.

BCS는 중계권료와 입장료로 벌어들이는 수입을 콘퍼런스에 분배한다. 지난 10년 동안 BCS에 출전하지 못한 콘퍼런스에 분배한 돈만 9000만달러다. BCS볼에 출전할 경우 각 콘퍼런스는 1700만달러씩을 받는다. 로즈볼은 1800만달러다. BCS볼은 시티, 페덱스 등 메인스폰서가 붙어 있다. 평균 7만2000석이 항상 매진되는 BCS볼의 경제특수도 엄청나다. 로즈볼은 9만4000명이 입장한다. BCS의 조사에 따르면 5개 도시에서 1월에 벌어지는 BCS볼의 경제효과는 연간 12억달러(1조4160억원)에 이른다. BCS볼에 문제점을 제기한다는 의미는 그만큼 인기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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