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환 “두산 안방 아빠가 접수하마”

입력 2010-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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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포수 최승환. 스포츠동아 DB

작년 주전 꿰찼다 무릎부상에 ‘눈물’
“4개월 된 아들 위해…”전훈 구슬땀


“주전포수가 없다는 그 말이 가장 가슴 아팠습니다.”

두산 최승환(32·사진)은 2009 시즌 팀의 안방마님이었다. 5할대 도루저지율과 더불어 한때 타율을 2할9푼까지 끌어올리며 주전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후반기 삼성 강봉규와 충돌하며 다친 무릎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후배 용덕한에게 포수마스크를 내줬다.

변변한 출장기회도 없이 보낸 10년간의 무명생활. 기나긴 수렁을 탈출할 수 있었던 황금 같은 찬스를 놓아야했을 때, 그의 아쉬움을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게다가 “우리 팀에 주전포수가 없다”는 김경문 감독의 말이 그의 쓰린 속을 더욱 아프게 했다.

2010 시즌을 위해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최승환은 “작년과 같은 맘”이라고 했다. 지난해 전지훈련에서 채상병과 주전경쟁을 벌일 때와 동일한 조건에 놓여있으며 안방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겠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부진은 부상 때문이었지만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수비면에서는 블로킹, 공격면에서는 0.210에 머문 타율을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최승환은 “포수라고 해도 2할5푼 이상은 쳐야한다. 이번 캠프에서도 방망이에 신경을 많이 쏟고 있다. 홈런은 그 다음 얘기고 꾸준히 안타를 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첫째도, 둘째도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아직 완벽하지 않은 무릎 보강운동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이유도 “다시는 아프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전지훈련을 떠난 지 3일 만에 아내로부터 생후 4개월 된 아들이 스스로 몸을 뒤집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크고 있는 아이를 위해 최승환은 다시 한번 기합을 넣었다.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돼야죠. 책임감이 점점 커집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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