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선 조교사 700승 금자탑

입력 2010-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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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통산 700승의 대기록을 달성한 김양선 조교사.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2010년에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제공|한국마사회

현역 조교사 역대 3번째 대기록 달성
‘지상보배’ 부상…한때 끝없는 슬럼프
‘동반의강자’ 최강마 키워내 재기 성공
‘2010년에도 신화는 이어진다!’

2009년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김양선 조교사(36조·54)가 개인 통산 700번째 우승을 이루었다. 700번째 우승은 현역 조교사 중 3번째 이룬 기록. 신우철 조교사(34조)와 하재흥 조교사(35조)에 이은 대기록이다.

700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출전한 23일(토요일) 경마 9경주에서 김양선 조교사가 내보낸 ‘불패기상’(박태종 기수)은 멋진 역전승으로 대기록에 방점을 찍었다. 조교사 대기실에서 모니터를 바라보던 김양선 조교사는 동료들과 관계자들의 축하에 “부담중량이 좀 많아서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몰라”라며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대기록 달성까지의 과정이 모두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2006년도 불의의 사고로 경마장을 떠난 ‘지상보배’가 대표적인 악재였다.

2005년도 2세마로 데뷔한 ‘지상보배’는 그해 신예마의 등용문인 헤럴드경제배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06년도 부상 직전까지 6연승을 달렸던 마필.

앞길이 촉망받는 국산 신예마였지만 새벽조교 중 경주마에게는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다리에 부상을 당했다. 부상 이후 2개 경주에 더 출전했지만 결국 재기에 성공하지 못하고 경마장을 떠나고 말았다.

‘국산 최강자가 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던 ‘지상보배’의 몰락은 곧바로 36조 전체의 성적부진으로 이어졌다. 당시 잘 나가던 김 조교사는 2005년도 헤럴드경제배에서 우승한 후 3년간 타이틀경주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으며 2006년도에는 22승에 그치며 두 자리 승률도 지키지 못했다.

끝을 알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슬럼프는 ‘동반의강자’를 만나면서 멋지게 털어냈다. ‘동반의강자’는 데뷔 이듬해인 2008년도 3세의 나이에 그랑프리(GI)를 거머쥐며 당당히 서울경마공원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지난 해에 그랑프리 경주 2연패를 달성했고, 올해 3연패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 조교사는 “슬럼프 끝에 다시 정상에 섰다. 어려울 때 보내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해 정상의 자리에서 오래있겠다”고 자신 있는 포부를 밝혔다.

대다수 경마전문가들 역시 당분간 ‘동반의강자’의 독주체제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한 경마 전문가는 “경주마로 전성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는 5세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그랑프리 3연패가 결코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다”며 “아직까지 서울경마공원에서 ‘동반의강자’를 상대할 만한 괴물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양선 조교사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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