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미. 스포츠동아DB
“골 넣은 것은 좋죠. 그런데 만족스럽지는 않아요. 10-0으로 이겼어야 하는데….”
이장미(25·FFC 프랑크푸르트)는 2골을 넣고도 만족스런 표정이 아니었다.
이장미는 7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대만과의 동아시아선수권 첫 경기에서 전반 27분 전가을의 선제골이 터진 지 1분 만에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아 그림 같은 다이빙 헤딩슛으로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전반 종료직전에는 김주희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가볍게 차 넣었다. 첫 번째 PK를 성공시킨 뒤 주심이 반칙을 선언해 다시 차야했지만 똑 같은 코스로 좀 더 강하게 볼을 차 넣는 대범함을 보였다. 한국은 후반 29분 유영아의 쐐기골로 4-0 완승을 거뒀다.
이장미가 대표팀에 합류한 건 불과 사흘 전. 지난 달 10일 독일로 건너가 그 동안 소속 팀 훈련을 소화하다가 4일 밤 귀국했다. 독일에 있는 동안 매일 폭설이 내려 잔디도 한국에 와서 처음 밟아봤을 정도로 여건이 안 좋았지만 천부적인 감각과 기민한 움직임은 여전했다.
대표팀 이상엽 감독은 차연희가 신종플루로 이번 명단에서 제외되고 박희영의 컨디션도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이날 이장미에게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했고, 그녀는 기대에 100% 부응했다.
이장미의 다음 목표는 이번 대회 우승과 ‘타도 일본’. 한국은 2007년 6월 3일 이곳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일본에 1-6으로 참패했다. 이장미는 “나는 뛰지는 않았지만 동료들이 자주 그 때 이야기를 한다. 이번에 반드시 일본을 홈에서 꺾은 뒤 우승까지 차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쿄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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